사례1. 사회대 1학년 K군은 지난학기 개인별 지도교수제가 실시된다는 소식을 메일로 통지 받았다. 하지만 교수와 면담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교수가 면담이 가능하다는 시간에는 수업이 있어 면담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대한 교수와 시간을 맞춰 지도교수연구실을 찾았지만 연구실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사례2. 사회대 P교수는 지도교수제로 60명대의 학생을 배정받았다. 한 학기동안 면담한 학생은 전체 지도학생 인원의 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그 중 의무감에 의욕 없이 참가한 학생들과 심층적인 면담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P교수는 학생들과 면담 후 종합전산망에 면담내용을 입력해야 한다. 학생과의 면담사항을 일일이 서술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P교수는 지도교수제가 학생을 위한 면담이 아닌 업무로 자리 잡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교수와 학생들이 지난 학기부터 안성캠에서 실시한 개인별 지도교수제(이하 지도교수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도교수제는 CAU2018+ 졸업생경쟁력강화의 일환으로 안성캠에서 지난학기부터 실행되었으며 학생들의 전공-장학-진로와 취업에 이르기까지 배정된 담당교수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상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학기 지도교수제의 학생면담률은 산업과학대 73%, 외국어대 66%, 사회과학대 47%, 생활과학대 87%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안성캠 학생지원처(처장 : 방재석,예술대 문예창작학과교수)는 “지난 학기 학생면담률을 50%대로 예상했다”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은 학생지원처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들은 지도교수제를 통해 교수와의 깊이 있는 면담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산업대 정보시스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K양은 “개인면담이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기대했던 것 이하다”라고 지적했다. 담당교수와 면담시간을 조절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과 상관없이 이름순으로 지도교수가 배정되기 때문이다. 사회대 상경학부 1학년인 K군은 “교수님과 면담 시간을 맞추는 게 너무 어렵다”면서 “지도교수님과 중복되는 수업이 없어 지도교수님의 얼굴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지도교수제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한 한생도 적지 않다. 지난 학기 지도교수와 면담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사회대 상경학부 1학년 A군은 “지도교수제에 대해 공지받은 적이 없다”며 “지도교수제에 대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지도교수제에 대해 교수들의 입장도 학생들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수 1인당 배정되는 학생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업대 K교수는 “교수 한 명당 배정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개인면담을 실시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실시하더라도 심층적인 면담은 힘들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참가의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에 대해 사회대 K 교수는 “학생들에게 참석공지를 하더라도 참석률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 교수 1인당 배정되는 학생이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70명에 이른다. 지도교수제가 현행과 같이 지속될 경우 지도교수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형식적인 제도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행의 지도교수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에 보다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산업대 K교수는 “학생을 배정할 때 교수 수업을 고려해 지도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 위주로 교수담당학생을 배정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지적했다. 또 사회대 K교수는 “현행 면담행정 절차는 학생과의 면담내용을 일일이 서술해야 하는데 이를 처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고 지적하며 행정절차가 간소화 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재석 처장은 “아직은 지도교수제가 정착되는 과도기”라며 “앞으로 지도교수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 및 시스템을 지원할 예정”이라 말했다. 또 방 처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빠른 시일 내로 개선하여 지도교수제가 중앙대만의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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