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는 다양한 학문분야를 아우르는 교과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과정이 ‘학과간협동과정’이다. 이 과정은 학문 간의 융합을 요구하는 사회의 수요에 맞춰 독립된 학과들이 아닌 인접 분야의 교수진·교육시설·교육과정을 연계하여 운영된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다르게 해당 학과에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학과간협동과정 원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학과간 ‘협력’ 때문에 본부 ‘협조’는 못받아= 학과간 협동과정에는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조교실과 과사무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조교를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무실은 없다. 사실상 조교가 소속 학과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자리를 마련해 업무를 해야하는 고충이 있는 것이다. 대학원 홍준현 원장보(정경대 행정학과 교수)도“학과간의 연계가 필요한 학문 분야로 일반적 학과와 같은 지원은 어렵다”며 “학생수를 고려한 공통학과 사무실이 있고 조교도 배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학과간협동과정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최동민씨(독어독문학 석사 3차)는 “타 학과와 달리 독립된 조교실이 없는 상황, 그리고 학부전용공간이 없어 공동연구를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라며 공동연구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임교수 없이 겸임교수만 존재= 전임교수가 없는 것 또한 문제다. 총 7개의 학과간협동과정은 학과만을 전담하는 교수가 없는 상태로 겸임교수만 두고 있다. 최영화씨(문화연구학 박사 3차)는 “처음 학과에 지원할 때엔 학과의 커리큘럼과 훌륭한 교수들이 포진해 있어 많은 기대를 하고 지원했다”며 “전임교수의 부재가 학생들에게 소속감저하와 학업과 연구에 상대적 부족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과간협동과정은 실제로 다양한 학과의 교수들이 함께 소속되어 겸임으로 원생들을 가르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기록관리학과 학과장을 맡고있는 남영준 교수(문과대 문헌정보학과)는 “현재 학과간협동과정 교수들은 소속학과 교수직과 함께 겸임을 맡고 있는 형편이어서 자신의 학부 학생들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학과간협동과정의 학생들은 해당 학과만을 전담하는 교수의 부재로 인해 섭섭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화재과학과의 경우 자연계와 인문계 교수들이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 정확히 문화재과학과가 어떤 학문계열로 분류되는지 애매하다. 철학, 인문계열 수업 등도 있지만 생물이나 의학계열 수업도 함께 듣기 때문에 등록은 인문계열로, 실제 수업은 자연대 건물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학문간협동과정 학과의 학문계열 분류나 전임교수 등의 부재는 소속 학과 원생들에게 고민거리다. 문화재과학과에 재학 중인 박지혜(문화재과학 석사 3차)씨는 “해당 학과에 소속되어 있는 원생들은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며 “대학원은 연구분야나 이에 대한 지도가 교수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학과의 중심을 잡아줄 교수조차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행정적인 지원도 미비한 상태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수밖에 없음을 토로했다. 홍준현 원장보는 “대학원측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개선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학문분야간의 융합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수준높은 연구지원을 해주기 위해 신설된 학과간협동과정은 학교 본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행정적 지원과 전임교수 배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학원 과정에 대한 내실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학과에 대한 인적·재정적 지원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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