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가 같은 대학에 다니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쌍둥이가 같은 대학의 같은 학과에 다니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06년도에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이재웅씨, 이재영씨(사범대 체육교육과 4)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연말연시로 북적한 이 때, 중앙인 안의 가족인 이들을 만나보았다.
서로 ‘베스트 프렌드’인 형제는 언제나 함께 다니기 때문에 학과에서도 유명하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은 학교에 다녔던 쌍둥이 형제. 항상 같이 있어서 지겹지 않냐고 하자 형 이재웅씨는 웃으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오히려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어요. 그렇기 때문에 중앙대 합격 소식을 듣고 둘이 얼싸안고 좋아했죠”

 학창시절 육상선수였던 형제. 그들은 운동하는 사람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이 싫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내신 성적이 상위권이였던 형제는 내신에 비해 수능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재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재수를 반대했던 부모님께서는 재정적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결국 형제는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비용을 아르바이트를 통해 조달해야만 했다. “공부만 해도 힘든데 아르바이트까지 하려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어요. 입학하고 나서도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했죠. 지금도 학원, 과외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  형제에게 중앙대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형제자매장학금은 도움이 되었다. 형제자매장학금은 형제가 같이 대학에 다닐 경우 형제 중 한사람의 등록금 1/3의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부모님께서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주지 않는 것이 원망스럽지는 않았을까. 예상과는 다르게 형제는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도 되고 육체적으로도 지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자립심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자아 발전에 도움이 되었어요. 또 제 꿈을 이뤄가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죠.”
 형제의 꿈에 대해서 묻자 다른 질문들에 비해서 더욱 진중하게 대답한다. “고등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에요” 생각이 비슷한 쌍둥이는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 학교 구조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등학교시절부터 ‘학교 설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형제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인 것도 모자라 2007년도에 학생군사교육단(ROTC, 이하 학군단)에 함께 입대했다. 학군단이 자아수양과 리더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 충분한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끌 줄 알아야 해요. 또한 타인을 이끌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지원군이, 때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되는 쌍둥이 형제. 마지막으로 2009년 새해 소망을 물어보자 형제는 여느 대학생들과 다름없이 대학생활을 좀 더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재수, 아르바이트, 학군단으로 지난 3년간 놀 여유도 없었거든요.”라며 웃는 그들의 모습이 유독 환하다. 확고한 꿈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그들의 앞날이 밝고 보람차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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