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사법고시 2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대학별 순위 집계로 합격자 배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가운데 학내 고시생 지원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앙대에는 사법고시반, 행정고시반, 용우당(CPA고시반), 언론고시반, 임용고시반 등 공식적 고시반외에도 각종 자격취득을 위한 비공식 모임들이 많다. 최근 학교법인의 교체와 함께 대학본부의 고시반 지원이 확충되었다. 그러나 각종 고시관련 합격자 배출 성적과 타대와 비교한 여러 가지 지원체계를 살펴보면 아직 중앙대 고시반은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행정고시반은 올해 2차 합격자에서 2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전체 정원은 작년까지 20명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올해 법학관으로 고시반을 옮기면서 84명으로 증원되었다. 본부의 지원도 꾸준히 늘어났다. 행정고시반이 처음 생긴 2001년도의 예산은 고작 500만원에 불과했다. 교수들과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올해 본부에서 지원한 예산은 1억 1000만원까지 늘어났다. 또한 행정고시반 입반자격도 행정학과에서 전교생으로 확대되었다.

 

단계별 맞춤형 커리큘럼 부족

 

행정고시반은 매년 경쟁대학에 비해 낮은 합격자수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행정고시반은 비공식적으로 2001년부터 시작됐지만 본부에서 공식적으로 설립한 시기는 올해 9월부터다. 이는 정식적인 운영체계가 확립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람실을 비롯한 이용시설은 작년과 비교하여 크게 개선되었지만 그 외에 고시반 운영 체계는 부족한 점이 지적됐다.


각 고시반 책임교수는 학과교수들이 순회적으로 맡고 있다. 그러나 연구와 강의시간을 제외하면 고시반에 신경쓰는 일은 전적으로 교수의 책임으로 전담된다. 따라서 고시반을 맡는 교수에게 명확한 보직과 보상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행정고시반을 이용하고 있는 조봉한씨(정경대 행정학과 4)는 “처음 고시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이 부족하다. 합격자들이 후배들을 위하여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팁을 전해주는 등 고시공부를 위한 전략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시행되었던 1차 합격수는 34명에 달했으나 특강을 통해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2차 시험의 합격자수는 2명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용우당(CPA고시반)은 현재 정원이 98명으로, 대부분 경영대 소속 학생들이다. 용우당 최국현 반장(경영대 경영학부 4)은 “중앙대와 수준이 비슷한 경쟁대학에 비해 고시반 인원이 적은 편이다. 응시자비율 합격률은 높지만 CPA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를 통해 합격자를 더 배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시반에 비해 운영이 가장 열악한 곳은 임용고시반이다. 특히 서라벌홀 4층 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복도에 위치한 열람실 위치는 정숙해야할 고시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법학관 2층 도서관에 위치하고 있는 행정고시반이나 구 사회과학관 1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언론고시반에 비해 시설적인 지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고시반이 지난해 4월 법학관 완공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공간 재배치가 이뤄졌지만 임용고시반은 전과 다름없는 환경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임용고시반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유는 본부 측에서 임용고시반을 공식 고시반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임용고시반 좌석은 50석 정도다. 전체적인 임용고시반 관리는 사범대 행정실에서 맡아서 관리하고 있으며 사범대에 소속된 5개의 학과가 50개의 좌석을 나눠 각 과별 10명 정도의 졸업예정자가 입반할 수 있다. 사범대 행정실 정대헌 실장은 “합동고시반을 만들어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합동고시반 설치로 지원 형평성 갖춰야

 

그러나 기획조정실 예산기획팀에서는 임용고시반까지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산기획팀의 관계자는 “대학본부에서는 사법고시반과 행정고시반 위주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임용고시반은 사범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는다”며 “모든 고시반과 취업반을 지원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예산을 요청한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학교 본부의 세심한 지원을 받는 고시반 운영은 학생들이 원하는 시험 결과를 얻어내기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각종 대학평가나 대내외적으로 비교되는 합격자수에 따르면 중앙대 고시준비생들은 지원이 좋은 타대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합격 성과가 좋은 편이다. 올해 법인의 새로운 교체와 법학관 증축이후 고시반에 대한 지원체계가 새롭게 정비되고 있다. 본부의 꾸준한 관심과 교수들의 적극적 도움이 있을 때 가시적 성과를 비롯한 고시생들의 만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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