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교정은 재학생과 신입생 그리고 새봄을 단장하는 자연의 소리없는 움직임으로 붐비기 시작한다. 나는 이때쯤의 교정을 좋아한다. 겨우내 적막하던 캠퍼스가 많은 학생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활력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잊지 않고 찾아오는 새봄과 더불어 갓 대학문을 들어선 푸릇한 새내기들의 모습들에서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느끼기 때문이다. 기대와 희망이 클수록 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도 많아지는 때가 또 이즈음이다.

우선 해주고 싶은 말은 여러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예수님은 “너 자신을 사랑하듯 네 이웃을 사랑하라” 하셨고 부처님은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存)”이라 하셨다. 비유하자면, 여러분 모두는 보석중에서 왕이라 하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천하의 금강석도 가공되지 않고 원석으로 있어서는 아무런 빛도 발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여러모로 연마해 나가며, 깎을수록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아름다운 보석과 같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 사람이라는 존재가 신비로운 이유중의 하나는 생각하는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사람이라는데 있다. 그래서 “야심을 가지라”고 했고 “뜻을 높이 세우라” 했으며 요즈음엔 심지어 상업광고에서까지 “Success, it’s a mind business”라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의 현재 모습은 자신의 과거 행적의 결과가 아니라 어떤 미래를 생각하는가에 따라 만들어진 오늘의 모습인 것이다.

대학생활은 엄청나게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우선 생각하고 목표를 세우고 방향성 있는 생활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재주있는 사람이 많다. 가끔 자신보다 더 많은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 대하여 자신감을 잃고 괴로워하며 심지어 자포자기하는 학생들을 보는 일이 있다. 번뜩이는 재주를 갖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꾸준하고 성실한 삶의 태도에 달려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이라 한다. 언제가 언론에 보도되었던 사실이다. 미국 명문대학 진학률은 어느 민족보다 한인교포의 자녀들이 가장 높다는 통계치가 나왔다고 한다. 교육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우리 부모님들의 오랜 바램은 이국 땅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명문대학 진학률은 최고였지만 불행하게도 이 학생들의 유급률도 최고라는 점이다. 부모님들의 지극한 관심과 배려로 대학에 진학은 하였으나 이러한 과정속에서 대학생활을 스스로 해쳐나갈 자율적인 자기관리 능력은 오히려 쇠퇴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리주변에도 이러한 예는 많다. 대학을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공부의 끝으로 생각한다면,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대학생활을 보낸다면, 여러분에게는 무엇이 남겠는가. 이런 방황은 자신의 좌표가 설정되지 못한 때문이 대부분이다.

생각하지 않는 대학생활은 방향타를 잃은 배와 같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데 무슨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을 존귀한 보석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되, 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겸허하고, 희망을 쫓아 쉼 없는 자기연마를 하는 대학생활이 되기를 당부한다. ‘강단으로부터의 사색’이 ‘강단으로부터의 잔소리’로만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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