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우드스탁 락 페스티벌 공연장인 뉴욕 변두리의 전원도시 베델은 난데없는 열기로 가득찼다. 그때, 구석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한 소녀가 떨고 있었다. 풋내기 티가 역력한 소녀는 이름으로만 듣던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헬리콥터로 공연장에 도착하고, 수만 명의 관객이 들어서자 기가 질려 기침만 해댔다. 마침내 그 소녀가 무대 위에 섰다. 소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Beautiful people'을 노래했다. 잠시 후, 대기실에서 떨고 있던 평범한 소녀의 비범함에 관객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환호성으로 답했다. 그녀는 훗날 “학창시절 가던 야영캠프의 느낌 정도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참여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멜라니는 ‘The saddest thing', 'What have they done my song ma'등을 히트시키며 최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했다.


그런 멜라니가 지난 2006년 한국을 방문했다. ‘플라워 파워’ 멤버인 그녀는 직접 한국의 분단 현실을 보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공연을 제안했다. 밥 딜런 등 포크가수들이 만든 ‘플라워 파워’는 월남전 참전 병사들을 환송하는 사람들이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꽃을 꽂거나 꽃무늬 옷을 입었던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단체다.


멜라니의 제의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잠실 주경기장과 철원 비무장 지대에서 ‘플라워 피스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플라워 파워 멤버 24명이 모두 ‘DMZ투어’에 참가하고 한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선언문을 낭독했다.


‘음악’와 ‘평화’를 노래했던 우드스탁에 혜성처럼 나타난 멜라니 사프카. ‘음악’을 사랑하며 ‘평화’를 노래하는 그녀의 ‘우드스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