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재들은 그 규모에서부터 탄성을 자아낸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궁전 건축물이라는 자금성과 최대 1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천안문 광장이 중국의 대륙적 기질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곳들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있다. 바로 명나라와 청나라 황제들이 매년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도하던 천단공원(天壇公園)이다.


천단공원은 둘레 6km가 넘는 거대한 규모 뿐 아니라 건축물의 독특함과 화려함으로도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천단공원의 가장 대표적 건축물인 기년전의 푸른 기와와 붉은 벽을 보았을 때의 화려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년전은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어진 목축 건물로도 유명한데 그 신비함에 자신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를 정도였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인 원구단도 천단공원의 독특한 공간구성을 보여준다. 원구단은 3층 대리석 구조로 아직까지 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원구단 중앙에는 천심석(天心石)이 있는데 이 곳에서 하늘을 향해 축문을 읽으면 소리가 가장 크게 울려 퍼져 하늘의 상제도 쉽게 응답할 수 있다고 당시 사람들은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는 많은 관광객들이 천심석에 올라 사진을 찍곤 하는데 한 사람이 내려오면 금세 다음 사람이 올라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원구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천단공원은 화려한 건축물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기자가 천단공원을 방문했을 때에도 한국의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는 것처럼 중국의 어르신들도 장기를 두며 여유로운 한 때를 즐기고 있었다. 전통악기를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이며 수십 명이 함께 모여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모습, 일렬로 줄 맞춰 느린 동작의 태극권을 연마하는 사람들의 모습들까지…
천단공원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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