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은 표정부터 다르다. 소신 있는 말투와 확신에 찬 눈빛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법학관 13층 한 켠에 위치한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정도진 교수(경영대 경영학부)도 마찬가지다.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말투에서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정도진 교수와의 첫 이야기는 사단법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지주회사 전환 효과’에 대한 연구에 관해서이다. 이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며 정도진 교수는 지주회사가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소유해 그 기업의 경영권을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재벌들이 계열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동원하는 변칙적인 출자방법의 하나인 순환출자구조의 대안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 및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지주회사 전환 효과’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과연 실효성 있는 전략인가에 대해 연구하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프로젝트는 상호출자 제한기업과 지주회사를 비교하면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이 주주권이 높아지고 주식 가치도 올라가며 경영 성과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원센터가 발표한 지배구조 투명성 지수와 프로젝트의 투명성 결과가 차이를 보이면서 정도진 교수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지배구조 투명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며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이 연구 외에도 정도진 교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지원하는 ‘경영자의 미래 예상 정보와 투자자의 이해가능성’이라는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증권사에 취업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회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정도진 교수.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기업의 경영성적과 재정 상태를 알 수 있는 재무제표보다 ‘소문’을 쫓는 투자를 보며 회계에 대해 자세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처음부터 학문의 길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또한 실무에 오래 있다 보면 알고자하는 지식의 폭이 좁아지고 배운 지식을 활용할 뿐 지식을 재충전할 수 없기 때문에 늘 교수라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어려움에 부딪힌 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학문의 길이 쉬운 길은 아니라는 정도진 교수. “본부에서는 국내논문보다 해외논문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과학 분야 연구의 경우 한국의 회계적 특수성만으로 연구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있다”며 외국의 자료를 통해 한국적 아이디어로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앙대는 타대와 달리 다양한 연구 데이터베이스 지원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정도진 교수는 학생들이 미래 계획을 세울 때 단순히 ‘직업’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지 구체적 목표를 세웠으면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예를들어 단순한 회계 전문가가 아닌 지배구조 개선 회계 전문가라는 더 세분화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며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일 뿐 교수가 되려는 사람들만 학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도진 교수는 회계를 이용한 기업의 가치 분야를 계속적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후학을 길려내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잊지 않고 말한다. 끝으로 정도진 교수는 “제자가 훌륭한 교수가 되고, 내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훌륭히 키워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제자들 역시도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학자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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