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행위는 언제나 설레여

중앙대학교 국문학과 2 공현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요즘 한동안, 불쑥 걸려오는 대출전화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수상한 눈으로 핸드폰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상한 전화면 바로 끊어야지, 통화 버튼을 누
르자 대출 상담보다 더 수상한 내용이 수화기 저쪽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시’라는 단어가 어
찌 그렇게 낯설던지요. 당선 통보 전화를 받으면서, 우습게도 저는 수상하다고 여기고 있었습
니다.
부끄럽습니다. 시의 언어를 알지 못하는 제가 감히 시로 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여전히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산문을 행가름하고 토막토막 단절 낸 것에 불과했던 제 글에 시라는 무게는
아직도 너무나 무겁기만 합니다. 단어를 품고 싶다고 감히 원하곤 했습니다.
지독한 열병처럼, 저는 그 미련한 애착을 쉽사리 떨궈내지 못한 채, 숨죽이며 앓았습니다. 내
사랑을, 열망을, 집착을, 그 폭발할 듯한 발작을, 허옇게 피어오르다 흩어져 부숴져버리는 곰
팡이처럼, 삭히며. 단어를 뼛속깊이 스미우고, 품어내고 싶다는 지독히도 오만한 열망. 그 오
롯한 짝사랑을 저는 계속해서 하려 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언제나 설렙니다. 그 설렘에 때로 저는 지나치게 흘러나오는 감정의 과잉
을 억제하지 못했고 혹은 너무나 조심스러워 몇글자 적기도 전에 공책을 덮어버리기도 했습니
다. 단어를 품고 싶다고 감히 원했건만 제 손에 쥐어진 펜은 조각난 단어들만 쏟아냈습니다. 제
글은 미숙했고,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 미숙할 것임을 압니다. 그럼에도 전 그 미숙한 단어들
을 계속해서 쏟아내고자 합니다.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안의 관념적인 세계에
서만 웅얼거리던 제게 문학의 방향을 일러주신 김경민 선생님, 배움의 깊이를 쌓을 수 있게 해
주시는 중앙대학교 국문과 교수님 감사합니다.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
해요 엄마 아빠. 소진, 은정, 유니, 명아, 승환, 신욱, 너희들 덕분에 내 대학생활이 외롭지가
않아 고마워. 그리고,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하시는 하나님,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