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시판되기 시작했던 인텔사의 펜티엄 III 프로세서가 일부 인권단체로부터 강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난 1월 20일 인텔사가 펜티엄 III 프로세서에 고유번호(Processor Serial Number, PSN)을 부여할 계획을 밝힌 이래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사에서는 앞으로 전자상거래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회적 활동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하나의 보안장치로서 컴퓨터 고유번호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권단체에서는 컴퓨터 고유번호기능은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 수 있는 수단이므로 단순한 고유번호가 아니라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조회할 수 있는 가상공간의 주민등록번호로 군림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고유번호 전송단계에서 해킹을 시도하면 거짓 고유번호를 보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도의 보안성을 필요로 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텔사에서는 이러한 일각의 시각을 의식해 고유번호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프로그램의 배포와 앞으로 프로세서에 고유번호 기능을 동작시키지 않는 것을 기본 설정으로 하겠다는 보안책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들 인권단체에서는 고유번호정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업체나 인텔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해야 하므로 사실상 실효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인텔사의 부사장인 패트릭 겔싱어(Patrick Gelsinger)는 “앞으로 사용자들이 PSN을 밝히지 않고는 특정 웹사이트나 채팅 서비스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전자상거래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결국 PSN을 사용하는 쪽으로 유도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세력간의 팽팽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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