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문이든 깊이 들어가면 다양한 세부영역으로 나눠집니다. 이 때 너무 한쪽의 영역에만 주력하다보면 자칫 다양한 연구분야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소홀하게 되죠.”

‘일본정치의 우익현상과 대외경제정책’이라는 주제로 최근 교육부가 선정한 학술진흥재단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 사회대 국제관계학과 김호섭 교수(54)의 말이다. 정치 뿐 아니라 문화, 사회, 경제전반에까지 아울러 국가간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국제관계학의 특성과도 일치하는 것. 김교수는 전에도 ‘냉전후의 중일관계’에 대한 연구로 교내 학술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러한 연구활동 때문에 김교수는 항상 바쁘다. “네, 네, 알겠습니다”하며 인터뷰 중에도 전화통화에 여념이 없다. 그는 한국정치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등에 속해 있고 현대일본학회에서는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때문에 매달 갖는 월례발표회에 이어 여름과 겨울에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김호섭 교수의 논의는 일본이 개항한 역사적 배경을 지적하면서 시작한다. 커다란 대륙과 대양을 끼고 있는 섬나라의 심리적 상황이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태평양전쟁이 ‘자위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오늘날 일본 극우세력의 원형을 추적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의 우익세력이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고 그 우익세력이 일본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원만한 한·중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앞으로 어짜피 통일은 남한이 주도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한반도 북부에까지 미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냉전의 국제관계는 통일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호섭 교수는 “의외로 일본과 우리의 사회상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본을 맹목적인 모델로 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교수는 교환교수제에 따라 각각 반년씩 일본의 게이오 대학과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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