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문과대(학장:남태우 교수, 문헌정보학과) 7층 일어일문학과(학과장:임찬수 교수, 이하 일문과) 학생회실에서 불이나 문과대에서 수업 중이던 교수와 학생들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는 오전 11시 5분경 부터 발생했으며, 30여분만에 진압됐다. 화재의 원인은 일문과 졸업생의 방화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예상 피해 복구비는 3000만원 정도이며, 진원지인 일문과 학생회실은 모두 불타 약 1900만원의 손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유석희 일어일문학과 학생회장은 “과실에 있던 일문과의 자료들을 비롯하여 일본어 사전들이 모두 불에 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시 화재진압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확인결과, 문과대의 소방시설은 모두 정상 작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 경보기가 제대로 울리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당시 경보기는 정상 작동을 했었고 경보기 경종이 울리자 방호원이 평소 먼지 등으로 인한 오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단 경종 멈춤 스위치를 눌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과대 스프링클러 미설치에 대해 빈성일 시설관리과 계장은 “현행 소방 법규상 11층 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에만 스프링클러 시설 설치를 의무화로 규정했다”며 “1964년에 지어진 문과대는 현재 매우 낙후된 상태이고 스프링클러 설치를 위해서는 처음 설계 당시부터 계획되어 있었어야 했다”고 추가 설치의 어려움을 말했다.

화재사건 후 문과대는 복구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 달 30일 남태우 문과대 학장은 문과대 14개 학과장들을 소집해 회의를 가지고 “각 학과 학생들이 학생회실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문과대 2607 강의실에서 일문과 전체 학생과 교수들이 모인 가운데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화재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였으며 방화범으로 구속된 해당과 졸업생의 처벌에 대해 선처를 탄원하기 위한 논의를 가졌다. 임찬수 학과장은 “학과 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지만 교수와 학생들이 심기일전하여 잘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번 화재사건에는 교직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7층에 있는 민속학과 사무실과 학생회실, 노근숙 교수실, 한국문화유산연구소는 화장실 옆 복도를 막은 외진 곳에 위치하여 신속한 사태 파악이 어려웠다.
노근숙 교수(문과대 일어일문학과)는 “연기로 가득 차 발이 묶인 상황에서 교직원과 조교들이 직접 뛰어들어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화재 발생 직후 용의자로 경찰에 구속된 한 모씨(문과대 일어일문학과 96학번)는 검찰로 송치되었으며 당시 작성한 진술서를 통해서 방화범으로 확정됨에 따라 구속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문과 학생회실은 경찰 조사를 위한 현장 보존 차원에서 접근이 금지되고 있으며 지난 2일부터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문과대 건물의 정밀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학 본부측은 안전 진단 후 그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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