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함부로 떨어진
여름의 죽음
어깨 위로 땅 위로
죽음이 툭툭 스친다
매미의 몸만큼 가벼운
계절 같은
죽음의 무게
죽음은 이렇게 가볍고 서늘하다.
죽음이 슬픈 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
떠난 자의 시간이 끝나서가 아니라
남는 자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울음이 툭툭 떨어져있다.
활처럼 팽팽했던 울음이
땅 위에서 끊어져버린다
사는 게
저렇게 한 세상 울다가는 것이란다
울다가
울다가
울음을 그치는 일이지.
매미처럼,
어느 날 울음이 그쳐지는 일
그리고 누군가
이 계절을
저렇게 또 울다갔을지도 몰라
이렇게 어깨 위로
죽음이 스칠 때
죽음이 바람 같다고 여겨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