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시사평론가 심사평


글을 쓰기도 어렵지만 평가하기도 만만치 않다. 평가를 기다리는 글은 기준을 필요로 한다. 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주제의식을 자신의 관점을 설득력 있게 객관적으로 구성해내는 일이 필요하다. 대개 사회 비평문이 감상문이나 보고서 혹은 논설문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도 전형적인 오류가 반복되었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비평의 소재도 마찬가지다. 대개 응모작들은 마치 자신이 처음으로 다루는 것임을 자부하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미 수많은 이들이 다루었던 내용들이다. 이러니 결론도 다를 게 없다. 여전히 아쉬운 것은 그간에 어떠한 논의들이 있었는지 검토하는데 소홀했다는 점이다. 사회 비평이라고 했을 때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상식적인 결론이 난무한다. 즉 창조적이지 못하고 만다. 세계는 있으되 일상은 없고 작은 것에 담긴 세상의 함의들은 실종된다. 자신의 이야기가 없으니 진실성이 없고, 논리가 결론에서 호소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자주 사회 비평이 인문학적 성찰 위에 자연과학적 치밀성까치 아울러야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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