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부터 계획돼
올해 보상 절차, 다음해 착공
구청과 경찰서 등 장승배기로 

공공기관은 관련 지역 정책결정에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어 주민을 위한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때문에 공공기관의 입지 및 시설은 많은 주민이 쉽게 오고 갈 수 있도록 접근성이 필요하다. 현재 동작구에서도 공공기관의 입지와 관련한 움직임이 지난 2014년부터 전개되고 있다. 동작구는 오는 2022년까지 현재 노량진동에 위치한 동작구청 및 공공기관 일부를 장승배기역 일대로 이전할 예정이다. 다음해 착공을 앞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종합행정타운)’ 건립 사업의 배경과 추진과정, 기대효과 등을 짚어 봤다.

  넘친 곳은 빼고 빈 곳은 채우고

  동작구의 상업기능 지역 비율은 약 2.95%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 중 약 47.6%는 노량진동에 밀집됐다. 게다가 노량진동의 상업기능 지역 중 상당 부분은 동작구청과 동작경찰서가 점유하고 있다. 상권의 중심에 행정시설이 입지해 있어 상업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동작구청이 위치한 부지는 서울시 내 총 25개 구청사 중 공시지가가 3번째로 비싼 자리다.

  동작구청 행정타운조성과 관계자는 노량진의 발달된 역세권과 상권을 동작구 상업지역의 확장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동작구청사가 상업지에 위치해 있어요. 이런 공간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와 역세권이 활성화되게끔 해야죠. 하지만 이전부터 청사가 자리해 지역 발전이 더뎌진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상도동 장승배기역 부근은 동작구의 지리적 중심에 위치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발전이 늦다. 장승배기 일대는 지어진지 30여년 이상 된 건물 면적이 약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40년간 개발이 정체된 상태다. 인근에 위치한 영도시장 역시 공실률이 약 72%에 달해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저해된 실정이다. 동작구 보건소, 장승중학교,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등 주요 건물 역시 지난 1974년부터 같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장승배기가 동작구 내 다른 지역보다 변화가 적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변 지역에 비해 우리 동네는 개발이 너무 느려요.”

  한편 동작구청은 준공된 지 약 35년이 지나 시설이 전반적으로 노후화됐다. 동작구청 행정타운조성과 관계자는 주민들도 새로운 청사 건립을 바라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작구가 지난 2008년과 2015년 구민 대상으로 신청사 건립 필요성에 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각각 54%, 81%의 구민이 신청사 건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동작구는 상업기능 지역 확장과 구내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을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재 노량진동에 위치한 동작구청, 동작경찰서를 장승배기로 이전해 행정 중심지로 만들고 노량진 주변지역에는 상권 활성화시설을 유치해 상업 중심지로 만드는 방안이다.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은 지난 2014년 민선6기로 당선된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같은 해 10월 동작구 종합행정타운 건립 기본방침 수립으로 첫 삽을 떴다. 이후 지난 2016년 「지방재정법」에 의해 경제적·정책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행정자치부 타당성조사와 서울시 투자심사를 거쳤다.

  거대한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사업은 비용적인 부담이 크기 마련이다. 새로운 청사 건립에 소요되는 재원 대부분을 기존청사 매각대금으로 처리해야 하며 기존청사 매각에 따른 임시청사 역시 필요하다. 동작구는 해당 문제 사안들을 해소하기 위해 ‘기부대양여’ 방식을 택했다. 이에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난 2017년 7월에는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3월에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기부대양여’ 방식이란 사업시행자가 대체시설(신청사)을 신축해 동작구에 기부채납하고 동작구는 사업시행자에 신축비용에 상응하는 당초시설(기존청사)을 양여하는 방식이다. 기부대양여 방식을 통하면 신청사 건립 기금을 기존청사 부지로 상환할 수 있고 임시청사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구로구 영등포 교정시설과 전주종합경기장 이전 사업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추진됐다.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은 지난 6월로 기본설계가 완료된 상태며 다음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종합행정타운이 건립되면 장승배기역 주변 영도시장 일대에 구청, 구의회, 상가 등이 증축된다. 동작구청 행정타운조성과 관계자는 종합행정타운을 ‘관상복합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합행정타운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판매시설을 설치해 인근에 위치한 영도시장의 상업적 기능을 포용할 예정입니다.”

  ‘모두’가 균형이라 느껴야

  동작구는 종합행정타운 건립으로 노량진을 상업 중심지, 장승배기를 행정 중심지로 성장시켜 구내 균형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기존청사 부지 개발은 공기업인 LH가 주관하도록 유도해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작구청 행정타운조성과 관계자는 기존청사 부지를 활용해 노량진의 상권을 발달시킬 예정이나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개발 내용을 확답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종합행정타운 사업에 따라 장승배기 일대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공인중개사사무소’ 이승규 대표는 주민들이 종합행정타운 건립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편의시설과 관공서가 들어오면 주민 생활환경이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주민들도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빌라지기’ 신현길 분양 컨설턴트는 구청사 이전으로 인한 지가 상승이 일부 거주민이나 세입자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지가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주택 자가 소유자가 아닌 분들은 집을 구하는 일이 힘들어질 수도 있겠죠.”

  장승배기 주민 A씨는 종합행정타운 건립으로 활성화될 동네 일대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구청이 옮겨 오며 동네가 활력을 찾을 것 같아요.” 김갑성 교수(연세대 도시공학과) 역시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새로운 청사건립은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동작구에 부족한 문화·상업 시설을 행정타운의 시설을 복합화해 제공한다면 더욱 좋겠죠. 그 과정에서 구민들 의견도 수렴돼야 합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