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도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학생들과 부딪히며 지나가야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삐- 서울캠 정원초과 입니다
  ② 수치로 보는 서울캠 공간문제

 


  강의실 좁아 서서 수업 듣는 경우도 있어
  법학관 계단, 엘리베이터 모두 과포화 상태

 

  구성원 체감도는?

▲ 서라벌홀 3층의 한 강의실은 강의실 사용률은 100%로 더이상의 여유가 없다.

  법학관 계단의 정체 현상은 설 연휴 귀향길을 고속도로를 방불케 하고 강의실은 빽빽한 닭장을 연상시킨다. 서울캠의 공간부족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서울캠에서 쭉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나 서울캠에서 새롭게 수업을 듣게 된 학생 그리고 교수까지도 공간부족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강의실 문제가 가장 심각해= 일부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공간부족 문제를 느끼고 있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영어영문학과 김태길 학생회장(3학년)은 전공 수업 중 공간부족 문제를 체감했다. “보통 20~30명이 듣는 강의가 70~80명 규모로 바뀌었더라고요. 이전에는 50명 수용 가능한 강의실에 30명 정도가 들어갔는데 이제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의자를 가져다 놓고 책상도 없이 수업을 들어야 해요.”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박수정 학생(영어영문학과 3)은 수업시간에 서서 듣는 학생들을 목격했다. “전공 수업 중 한 강의는 책상이 부족해서 서서 듣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분이 서서 들으시니까 쉬는 시간에 책상을 가져와서 수업을 진행하셨어요.”

  구조조정으로 인해 서울캠으로 올라온 학생들은 서울캠의 강의실 문제가 낯설게만 느껴진다. 올해부터 서울캠에서 수업을 듣게 된 이현우 학생(가명·사회대)에게 안성캠과 서울캠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강의를 듣는 학생 수가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지난학기에는 안성캠 학생들이 다 서울로 올라가는 분위기라서 안성캠에 학생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안성캠에서 전공 수업을 들을 때는 한 15명 정도 들었었는데 서울캠은 보통 전공 수업 수강생이 60~70명이고 많으면 90명이 넘으니까 그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죠.”

▲ 더 이상 서울캠의 ‘콩나물 강의실’ 문제는 놀랄 일이 아니다.

  학생들만 강의실 문제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교수 역시도 공간부족 문제를 체감하고 있었다. 장근상 교수(프랑스어문학전공)는 ‘강의원가’를 낮추려는 모습은 계속 있었지만 올해는 특히 그런 모습이 실감 난다고 말한다. “원래 강의 개설할 때는 학생을 40명 정도만 받으려고 했는데 학생들 사정을 듣고는 이번학기에 강의실을 꽉 채운 50명 정도를 받게 됐어요. 그 원인은 강의 수가 줄은 겁니다. 강의시수개편으로 3년 전에 비해 전공 내에 열리는 강의가 3~4개 정도 줄었죠.” 강의가 줄다 보니 자연스레 강의를 담당하던 강사 수도 줄었다고 한다. 강의실 문제는 단순히 학생과 교수들의 불편을 주는 것에 끝나지 않고 수업의 질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 강의를 예로 들면 지금 2학년 수업을 하고 있는데 이 수업에 2~4학년, 복수전공생 모두 들어요. 이 수업이 어학 강의다 보니 학생 수준에 맞춰 강의해야 하는데 학년 등이 다 달라서 수준을 맞추는 게 안 되고 있죠.”

  늘어난 학생으로 통행도 힘들어= 지난학기에 비해 법학관을 통행하는 인원이 눈에 띄게 늘어 공간부족 문제가 더 심화됐다. 올해부터 서울캠에서 수업을 듣게 된 김비체 학생(에너지시스템공학부 2)은 학기 초 낯선 경험을 했다. 서울캠 사정을 잘 모르던 그는 수업시간에 맞춰서 출발했지만 결국 지각을 했다. “법학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 지각을 했죠. 그다음부턴 또 지각할까 봐 30분 정도 일찍 와요.”

▲ 학생들은 법학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다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계단을 선택하기도 한다.

  김비체 학생이 엘리베이터에서만 불편을 겪은 것은 아니다. 법학관 계단에도 사람들이 몰려 학생들이 편하게 지나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도 법학관 계단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지만 경영경제관 및 100주년 기념관(310관)의 공사로 후문에서 공대로 연결하는 길이 폐쇄돼 법학관 과포화 상태는 더욱 심화됐다. 김비체 학생은 310관 공사로 인해 불편을 자주 느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금은 310관이 공사 중이라 우회로나 법학관으로 다녀야 해요. 근데 우회로는 폭이 좁아서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법학관은 사람이 많아서 또 오래 걸려요.” 현재 그가 후문에서 공대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길을 택하든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리적 압박·휴식, 운동 공간 부족= 안성캠에서 올라와 서울캠에서 강의를 듣는 황수현 학생(영어학과 4)은 공간부족 문제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최근 더욱 심해지고 있는 서울캠의 공간부족 문제가 안성캠에서 올라온 학생들 탓이 아니냐는 인식 때문이다. “안성캠에서 올라와서 수업을 듣는 입장에서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죠. 우리가 여기 끼어들어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학교의 운영방침에 의해서 결정되는 상황인데 일부 학생들은 안성캠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유입돼서 공간이 부족해진다는 인식이 있으니까 마음이 많이 불편하죠.”

▲ 점심시간만 되면 학생식당에는 밥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학생들로 넘쳐난다.

  일부 학생들은 휴식 공간의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민용기 학생(정치외교학과 4)은 학교 내 쉴 곳이 부족해서 근처 카페에 갈 수밖에 없다. 교내에 앉아서 쉴 곳이 청룡연못과 중앙마루 외에 마땅한 장소가 없지만 이마저도 다른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근처 카페로 발길을 돌린다. “캠퍼스 안에 앉을 곳이 없다 보니 주위 카페로 가서 돈을 쓰게 되더라고요. 학생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카페에서 돈을 쓰는 게 부담이 되죠.”

  박석원 학생(국어국문학과 3)은 캠퍼스 내 운동공간의 부족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평상시에 자이언츠 구장에 대해 불편함을 크게 느꼈다. “지금 자이언츠 쪽에 농구 골대 두 개 정도는 쓸 수 있게 해놨지만 코트는 아예 사라진 상황이더라고요. 근데 캠퍼스 안에 농구 코트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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