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철칙’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을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방식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그 권력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 원래는 경제적 권력을 가지게 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취지이지만, 정치권력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옛 소련의 스탈린이나 남아공의 인종차별(apartheid) 정권이 좋은 본보기다. 사회적 책임
내 컴퓨터의 이름은 ‘알레테’, 희랍어로 진리를 뜻한다. 내 조카의 휴대폰 화면에는 ‘어린 왕자’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자기 남자 친구의 애칭이란다. 사실 이러한 애칭과 컴퓨터, 휴대폰은 아무 관계가 없다. 단지 자의적 관계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 도대체 누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당연시 되는 말과 사물의 관계를 규정지을까? 서구 사상사의 주저인 『말과
어김없이 추위와 함께 대학입시철이 다가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고, 본격적으로 수시와 정시 준비를 하는 입시생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대학입학 전형이 대단히 복잡하여, 입시철이 다가올 때마다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대학과 학과 선택 때문에 또 다른 시험에 들게 된다. 대학도 바빠진다. 교수들은 강의뿐만 아니라 논술채
열흘 전 수락산 산행을 다녀왔다. 특히나 오랫동안 가을이 지속되었던 올 가을의 수락산은 골짜기마다 자신만의 모습을 뽐내고 있어 보는 이의 감동을 더했다. 수락산의 만추만큼이나 아름다웠던 것은 중년의 선배와 이제 막 청춘을 뽐내고 있는 후배들과의 정겨운 만남이었다. 이번 수락산 산행은 행정부처 서기관 이상을 지낸 중앙대 동문의 모임인 관수회에서 공공인재학부
필자에게 국정원은 고유명사로 기억된다. 80년대 초 대학에는 안기부란 이름의 국정원 직원이 상주했다. ‘김 선생’으로 불렸던 그는 경찰을 지휘하며 학생과 교수들의 동태를 감시했다. 당시 친구 몇몇은 등굣길에 군대에 끌려가기도 했고(강제징집), 비판적인 교수들은 ‘남산’으로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당시 안기부 건물이 남산에 있었다.) 이때 ‘고초’라는 말은
작년 가을 이맘때 한 일간지에서 민병훈 영화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영화 가 전국 12개 극장에서 하루 1~2회 퐁당퐁당 상영(한 스크린에서 다른 영화와 교차 상영)되는 것에 항의하며 개봉 8일 만에 본인의 영화를 자진 종영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마음이 무척 착잡했었다. 그날 필자는 몇몇 지인들과 교차상영의 병폐를 이야기하며 늦은 시간까지 애먼 소주잔에
근래에 중앙대는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건물이 대학 캠퍼스 곳곳에 새로이 자리 잡고 있다. 책임부총장제를 비롯한 중앙대의 지배 구조 변화는 대학의 경영과 행정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있다. 각종 대학평가에서도 중앙대는 지속적으로 순위 상승을 이루고 있다. 중앙대가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듯하다. 나는 이런 발전에 중앙
부동산정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급격히 변화하는 부동산시장의 주변여건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관행적인 정책패턴을 답습하여왔기 때문이다. 부동산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동산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종합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역대 정
교수들이 “일방적 대학운영을 중단하라”는 주장을 담은 연명 의견서를 학교 본부에 전달했고 이에 대한 총장단 명의의 반박문이 발표되었는데, 반박문 내용이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연명 의견서에 이름을 실은 한 사람으로서 짧은 소회를 적어 보려 한다. 3년 전쯤 연구년을 마치고 복귀했을 때, 교수협의회의 요청으로 이라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기술을 두고, 좌편향 대 우편향, 진보 대 보수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은 기존의 교과서를 좌편향이라 하고, 기존 역사학계는 이들의 책을 우편향적 역사 해석이라고 몰아붙인다. 하지만 둘 모두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최종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사학자들이라면 이러한 갈등을 두고 먼저 이렇게 묻을 것이다
많은 논란 속에 끝난 4대강 사업이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 정치 쟁점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첫째 대형 보의 설치, 둘째 과도한 하상 굴착, 셋째 무분별한 고수부지 정비이며, 이를 임기 중에 급하게 진행시킨 점이다. 그 중 가장 비판을 받는 것은 역시 대형 보의 설치일 것이다. 사실상 댐에 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3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5∼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라고 한다. 인구 십만 명당 청소년 자살자 수는 2001년 7.7명에서 2011년 13명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2012년 청소년(13∼24세)의 11.2%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그 주된 이유는 성적 및 진학 문제(39.2
얼마 전 한 졸업생의 취업 관련 부탁을 위해 국내 모 대기업의 인사채용 담당자와 만난 일이 있었다. 개인적인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꺼낸 취업이야기에 인사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입사한 사람들을 보면 거의 모든 지원자가 우수한 학업성적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업무능력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얼마 전 평단(評壇)과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연극 가 막을 내렸다. 광주 민주화 항쟁의 격랑 때문에 이루지 못한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해학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이 연극은 영화 을 연상시킨다. 두 작품 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소재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두 작품의 진정한 공통점은 고통과 슬픔
아베노믹스로 표현되는 일본의 양적금융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이 초기엔 환율 인하와 수출증대, 그로 인한 경기 회복의 기대감과 일본 증시의 활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최근에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 완화는 내수진작용으로 제한적 효과를 가져야 하고, 심대한 환율인하가 발행해서 국제시장의 무역 질서에 급격한 변동을 가져와서는
사람마다 제각기 개성과 체질이 다른 것만큼 개인이 가진 술에 대한 친밀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개개인의 다양성 만큼이나 당연한 것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나 수단이 결코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술을 대함에 있어 마치 주량이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인양 과음과 폭음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각종 모임에서 회오
CNN 뉴스 토크쇼 의 전(前) 진행자였던 래리 킹이 서울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술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발견하든, 기술이 빚어내는 온갖 사건과 더불어 우리가 얼마나 멀리 나아가든, 우리에게는 인간적 유대가 필요하다.” 이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검토하는 자리였던 ‘20
전통 경제학에서는 기업의 출현에 대해서 생산성 향상을 성취하기 위해 분업을 하면서 이뤄진다고 보았다. 18세기 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기업이 발전하고 그 산물을 배분하는 시장이 작동을 잘하면 국가의 부가 증가하는 경제발전이 이뤄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시장 기능이 적절한 자원 배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수
얼마 전 시즌 2와 시즌 3, 그리고 TV 드라마 가 종영되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각기 다른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하였지만, 창작 욕망에 있어서는 기본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다. 와 부류의 프로그램들은 일반인이나 전문가수를 가리지 않고 이들을 무한 경쟁 시스템에 몰아넣고 최후의 1인을 가
최근 학교 폭력이 만연하면서 근본 원인으로 왕따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과 가족 붕괴에 대한 보도는 많지만, 사회문화적 병리는 상투적이고 피상적인 해법 제시에 그치고 있다. 며칠 전 대구에서 자살한 학생의 유서를 보면 CCTV 증설, 교내 감시인력 증원, 담당교사와 부모의 높은 관심도 소용없어 보인다. 왕따 현상의 발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