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사장은 “다양한 학과·동아리의 중앙대 구성원이 방문한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안경애 사장은 “다양한 학과·동아리의 중앙대 구성원이 방문한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대학 생활에서 술자리는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아늑한 굴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술 한 잔은 대학 생활의 추억이자 낭만이 된다. 독특한 인테리어만큼 이름도 개성 있는 술집 ‘잠꾸러기’. 그곳을 운영하는 안경애 사장을 만나봤다. 

  -가게 소개를 부탁한다. 
  “우선 ‘와보시면 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동네에서 오랫동안 운영해온 가게라 찾아오는 교수님들도 많고 방문했던 분들의 소개로 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제가 운영을 시작한 지는 15년쯤 됐지만 이 가게는 40살이 다 돼간답니다.” 

  -가게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저는 잠꾸러기 이전에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류를 팔며 식당을 운영해왔어요. 요식업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술집을 운영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도 볼 수 있죠. 사실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은 흑석동에서 장사하는 건 사장으로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요. 지인에게 잠꾸러기의 운영을 제안받았는데요. 잠꾸러기라는 가게의 이름과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흔쾌히 응했죠. 그렇게 동생과 함께 운영하게 됐습니다.” 

  -인테리어와 구조가 독특하다. 
  “처음 가게를 방문했을 때 독특하고 세련된 구조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도배나 리모델링도 거의 하지 않았죠. 이전에 제가 운영했던 가게도 영화 <가스등>에 나올 법한 이색적인 분위기를 가졌는데요. 제가 이렇게 특색있는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또 저희 가게는 아담한 복층 구조이기 때문에 정신을 단단히 차리지 않으면 천장에 머리를 자주 부딪히곤 하는데요. 그런데도 학생들은 꼭 복층 자리를 찾아가서 앉더라고요. 어쩌면 저희 가게의 매력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특히 맛있는 안주가 있다면. 
  “하나의 메뉴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음식은 본인이 좋아하는 메뉴를 시켜야 해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잖아요. 어떤 학생들은 과일화채만 4년을 먹고 졸업하기도 했죠. 
  저희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이곳을 안주 맛집이라고 불러요. 저희는 안주 재룟값을 아끼지 않거든요. 고춧가루도 늘 같은 집에서만 공수해오고, 떡도 떡집에서 손수 뽑은 것만 쓰죠. 저희는 알도 실한 것만 골라서 쓰는데요. 주점인데도 불구하고 알탕만 찾는 손님도 있죠. 제가 먹기 싫은 건 남들도 싫어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요리하고 있답니다.” 

  -취하는 학생들을 못 본다고. 
  “저는 취한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술을 시켜도 더 가져다주지 않아요. 특히 여학생에게는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죠. 어떤 손님들은 ‘이모는 왜 술집에서 술을 못 먹게 하냐’고 농담하기도 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술을 자신의 주량에 맞게 마시길 바랄 뿐이에요. 그래서 저희 가게에서는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시비 붙는 손님도 없습니다. 제 성격상 누군가가 다투는 모습을 보고 그냥 넘어가지 못하죠.”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 
  “기억에 남는 학생들은 정말 많죠. 한번은 대학생 때부터 자주 왔던 학생이 결혼할 때가 돼서 청첩장을 돌리러 온 적도 있었어요. 또 자주 오던 스터디 모임의 학생들은 전원이 회계사에 합격하기도 했죠. 그래서 가게에 오는 학생들에게 ‘우리 가게에 오려면 공부도 잘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해요.(웃음) 저희 가게에는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찾아오는데요. 올 때마다 불닭을 주문하고 하나도 안 맵다며 맛있게 먹던 학생도 생각납니다. 
  평소에도 가끔 특정한 학생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신기하게도 꼭 며칠 뒤에 그 학생이 가게로 찾아오더라고요.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말이죠.” 

  -개강을 맞아 술자리를 즐기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새내기 때 많이 즐기고 놀면서도 학생의 본분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술을 마실 때면 즐겁고 기분이 좋겠지만 와중에도 서로 지킬 예의는 지키면서 매너 있는 술자리를 즐기길 바랍니다. 사실 요즘 학생들은 뭐든 알아서 잘한다고 생각해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중앙대 학생들이 어딜 가서든 모나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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