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다섯 번째로 맞는 3월은 아직도 낯설다. 처음과 두 번째 3월은 침대에서 노트북 화면을 보며 지냈고, 세 번째 3월엔 조급함에 목적 없이 빈 캠퍼스를 밟았다. 네 번째 3월에야 캠퍼스에 불어오는 바람을 자연스레 맞았고, 오늘로써 나는 이 소란스러움을 온전히 등에 진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앙대의 땅을 밟으며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회고하자면, 조금은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아마 모든 사람과 비슷하게도 나의 삶은 의무로 가득 해왔다. 모든 일은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라는 수직선 위에 빼곡히 놓여 있었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침범하면 꼭 죄책감과 후회가 따랐다. 그렇다고 해야 하는 것을 했을 때의 충족감이 그다지 큰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수직선이라는 길을 징검다리처럼 걸으며 가끔은 좋은 사람이 됐을 수도, 가끔은 믿음직한 언니 혹은 누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족함’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어렸을 때 공부하라 말했던 사람은 어른이었고 나는 공부에서 오는 모든 원망을 모두 그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그런 어른이 되어 있다. 나의 선택에 대한 비용은 결국 내가 져야 한다. 이 비용을 지우는 방법은 소득이고, 즉 행복이다. 

  다섯 번째 3월, 캠퍼스를 보며 다시금 생각한다. 인생은 누가 살아주지 않는다. 

  처음 3월을 맞이하는 소년소녀에게 두세 번째의 3월을 맞이하는 동생들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마지막 3월을 맞이하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시간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다. 마음껏 도전하자, 행복해질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아마도 항상,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야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나을 테다. 

  우리 모두의 청춘을 응원하며.

김나형 학생
산업보안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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