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중앙대의 인도네시아 사회봉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매년 여름마다 인도네시아 대학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양국의 문화를 교류하는 행사다. 해당 프로그램은 약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그런데 올해는 이전 기수에 비해 유난히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비대면으로 해외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첫 발발 후 지금까지도 일상 곳곳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제는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모두가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전자기기를 이용해 원격 수업을 수강한다. 약 2년 사이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해진 풍경. 그런데 혹시 전자기기가 없어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 판도를 완전히 뒤바꿨다. 교육계는 그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업계 중 하나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큰 변화를 감수해야만 했다. 초중고 정규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고 대학 또한 비대면으로 학기를 운영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를 가지 않아 좋아하거나 등록금 환불, 수업 내용의 질적 저하 등을 우려하는 동안 전자기기를 구입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은 당장 수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걱정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은 코로나19로 취소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해 보호자가 없는 저녁 시간대의 거취를 고민하게 됐다. 비대면 수업에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력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문제는 필연적인 수준이다. 다만 이들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자로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동안 우리가 살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복지 사각지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발견된’ 것은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교육 정책을 고안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우리에게 크게 두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전자기기를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단 한 번도 기기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새기며 자기중심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국제개발협력의 원조 대상이 단순히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SDGs의 4번째로 명시된 ‘양질의 교육’ 목표 실현에 있어 국내 정책의 개편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금 깨닫게 됐다. 국제개발협력의 궁극적 목적은 ‘전 세계의 빈곤 퇴치’인 만큼 단순히 도움을 주는 공여국과 도움을 받는 수원국으로 나눠 생각하면 안 되며, 공여국의 소외계층 또한 원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지원 학생 
정치국제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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