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에 친구의 추천을 받아 새로운 성격유형 검사를 했습니다. 저의 기질을 고양이로 비유하여 알려주는 검사였죠. 설명을 읽으며 너무 정확하다며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론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예상한 저와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그동안 참 많은 심리검사와 성격유형 검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불안감이 들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저를 설명해 줄 무언가로써 말입니다. 어쩌면 저에 대한 이해를 다른 도구의 힘을 빌려 해왔던 건 아닐까요.
 
  사진첩 속 다양한 검사의 유사한 결과들을 보며 친구들과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시작은 추억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함께 혹은 따로 겪었던 일화들을 나누었죠. 그러다 같은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는 걸 알았고 그 교수님의 MBTI는 무엇인지 추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교수님의 수업 방식과 과제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을 덮었던 것이죠. 

  MBTI는 어디를 가든 등장하는 주제이고 어색함을 덜어주는 질문으로 사용되며 더 나아가 궁금한 누군가에게 친밀감을 가볍게 내비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신입생의 자기소개에 자연스레 자리를 잡았죠. 어쩌다 우리는 MBTI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걸까요?

  사실 우리는 성격을 설명해줄 것들에 흥미를 느껴왔습니다. 2010년대까지는 혈액형이 그 자리에 있었죠. 그렇지만 공식 소개의 한 줄처럼 기능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심리학계에서 사용되던 MBTI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16가지나 되는 유형과 과학적으로 보이는 질문과 결과들. 사람들은 스며들었죠. 나를, 그리고 너를 정확히 말해주는 듯한 어떤 걸 찾은 듯했으니까요.
 
  과몰입이라고 비판을 받을 때도 있지만, 저는 MBTI가 마음에 듭니다. 이해의 시작점을 제공해주니까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올바른 시야와 받아들임은 긴요합니다. 아쉽게도 우리가 해내야 할 일들은 너무 많고 세상이 따스하게 다가오기만 하는 건 아니라서 가만히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해를 찾는 우리는 수용의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상대는 누구인지 알아야 받아들이는 게 좀 더 수월할 테니까요. 이해에 있어 한 줄의 근거로써 MBTI가 기능해주니 저는 너무 환영입니다.
 
  20대는 무엇 하나 정답을 주지 않아 불안하고 어렵습니다. 이 시기를 지나는 당신이 어떤 방식으로든 평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법에 걸리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말이죠. 이 기준 속에서 그 수단이 심리검사라면 기꺼이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혼란이 있더라도 자신을 존중하고 올곧은 발걸음을 내딛기를 열원하겠습니다.

장승은 뉴미디어부 정기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