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2022-2023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대학생 선수들은 비로소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죠. 드래프트 방식은 10개 구단이 네 라운드 동안 한 번씩 지명권을 행사하는 방식입니다. 

  대충 1라운드가 끝나가면 드래프트는 시시해집니다. 각 대학의 에이스 선수들은 이미 지명이 완료된 상태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자는 끝까지 중계방송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지명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구단에서 4번의 지명권을 다 사용할 의무는 없기에 오히려 4명의 선수를 지명하는 구단이 더 드물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이번 드래프트의 4라운드에서는 단 하나의 구단도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는데요. 42명이 지원한 드래프트에서 25명만이 구단의 선택을 받은 셈입니다. 적은 숫자라 보일 수 있어도 이는 꽤 많은 선수가 뽑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라운드에 7명의 선수 이름이 불린 것은 역대 신인 선수 드래프트 공동 1위 기록이기도 하죠. 

  그러나 많이 뽑혔든 적게 뽑혔든 뽑히지 않은 선수들은 있습니다.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선수들을 ‘언드래프티’라고도 하는데요. 드래프트가 막바지에 치달을수록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않은 선수들은 초조해 보였습니다. 제 손에 땀이 다 날 정도였죠. 간혹 중계에는 지명된 선수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아직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심정은 더욱 막막하고 참담했을 것 같습니다. 

  드래프트를 보며 기자의 가장 친한 친구 영준이가 떠올랐습니다. 영준이는 3년째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드래프티들은 함께 땀 흘리며 운동했던 친구들이 구단의 지명을 받는 것을 그저 축하해줄 수밖에 없었을 테죠. 영준이도 기자나 다른 친구들이 대학에 합격할 때 축하해줬지만 스스로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입시부터 취업까지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선택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 삶이 부정당하는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죠. 토론토 랩터스의 프레드 밴블릿은 2021년 경기에서 54점을 폭격했습니다. 2016년 NBA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이 선수는 2019~2020시즌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죠. 말 그대로 언드래프티의 반란입니다. 

  어김없이 또 대입 시즌이 돌아왔다는 것을 느낍니다. 원하는 대학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겠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잘 정비해서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 수도, 혹은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펼쳐나갈 수도 있습니다. 지난 4년간 든든하게 중앙대의 골밑을 지켜주었던 선수와, 기자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영준이와, 또 세상 곳곳의 모든 언드래프티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정해균 여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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