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씨(일어학과 4)는 지난 학기 수강한 ‘취업역량개발’ 과목을 떠올리며 비효율적인 전자출결 시스템 문제점을 지적했다. ‘취업역량개발’ 강의는 120명이 듣는 대형강의로 전자출결제도를 사용했지만 매 수업시간마다 교수가 일일이 이름을 호명하며 출석을 다시 체크했다. 전자출결 제도를 악용해 학생증으로 출석만하고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중우씨(사진전공 2) 또한 듣는 강의마다 출석을 두 가지 방식으로 체크해 번거로움을 느꼈다. 박중우씨는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교양강의에서 전자출결제도와 호명출석제도를 병행했다”며 “대리출석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한 예방책이라지만 너무 비효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 출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2010년 3월부터 도입한 전자출결제도는 시행 2년을 맞았다. 하지만 정작 전자출결제도로만 출석을 하는 강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입 초기부터 우려됐던 ▲대리출석 ▲출석 확인 후 퇴실 ▲학생증 미지참시 출석 처리 등의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다. 홍철규 교수(경영학부)는 “전자출결제도는 대리출석하는 학생이나 출석 확인을 하고 나가는 학생이 많다”며 “지금은 전자출결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70여명의 출석을 직접 부른다”고 말했다. 송하엽 교수(건축공학부) 역시 “학생증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이 수업마다 3~4명씩은 나와 일일이 처리해주느라 힘들다”며 “호명 출석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돼 올해는 전자출결제도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자출결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이나 교수들은 모두 제도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지만 정작 본부에서는 별다른 개선안 없이 매 학기 전자출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무지원팀 나길수 팀장은 “현재 교무지원팀은 출결사항만 관리할 뿐”이라며 “전자출결 단말기와 시스템 관리는 각각 우리은행과 시스템 전문 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길수 팀장은 “학생들과 교수들로부터 전자출결제도가 불편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아직까진 전자출결제도에 대한 대안이나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자출결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다른 대학들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다른 대학에서도 대리출석을 하거나 출석확인 후 퇴실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대는 2010년 당시 얼굴인식 방식의 전자출결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얼굴인식 방식의 전자출결 역시 대리출석이 가능해 제도가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아주대 교무팀 이종원 직원은 “전체 강의 중 50% 정도가 전자출결제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점이 많다”며 “교수들에게 출결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달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와 비슷한 출결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한양대 교무팀 관계자 또한 “전자출결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할이지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ho2@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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