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에 맞춰 교내 담벽을 꾸미는 각양각색의 포스터들. 그 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포스터가 있다. 입체감 넘치는 컬러와 익살맞은 캐리커쳐가 자연스레 궁금증을 유발한다.

  영화학과 영화제의 서막을 알리는 이 포스터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자’는 콘셉으로 기획됐다. 포스터의 제작자 조소라씨는 “중앙대 학생들 모두 초대한다는 의미”라며 “성황리에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학과 영화제는 제작부터 홍보까지 모두 학생들의 몫이다. 거기다 제 1회라는 점에서 이번 영화제는 더욱 특별하다.

  이번 영화제는 영화학과 졸업생과 재학생의 영화를 넓은 무대에서 상영하고 학우들과 함께 공유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실제로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대부분 영화는 매학기 수업의 과제로 제작되는 재학생작품이다. 총 기획을 담당한 도현준(미공영대 영화학과 3)씨는 “수업때 제작하고 따로 상영되지 못했던 작품들을 모아 영화제를 열었다”며 “이로써 학생들이 좀 더 영화제작에 심혈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이번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며 섹션별로 나뉘어 영화가 상영된다. 우선 전야제에는 개막파티 및 주점이 열릴 예정이다. 주점에서는 취사병 출신 셰프들의 화려한 요리솜씨를 엿볼 수 있다고 관계자는 귀뜸했다. 본격적으로 영화제가 시작되는 11일에는 5분가량의 짧은 분량의 초단편영화를 필두로 섹션 1부터 섹션 4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영화학과 과 동아리인 ‘광야’에서 이번 여름동안 찍은 작품을 영사한다. 12일은 초단편영화와 섹션순서를 바꿔 영화를 상영한 후,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뿐만 아니라 하루 상영이 마무리 될 때마다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돼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섹션별로 보통 3편에서 4편의 영화가 편성됐는데 이는 영화 분량과 배우들을 고려한 결과다. 사실 이번 영화제는 영화학과만의 힘으로 탄생된 것은 아니다. 영화학과가 주축이 돼 기획하고 연극학과 학생들이 영화에 출연해 힘을 실어 준 것이다. 기획을 담당한 신용식(미공영대 영화학과 3)씨는 “학생들이 연극학과 학생을 섭외해 영화를 제작했는데 간혹 배우들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며 “배우들의 겹치는 정도도 모두 고려하여 섹션을 나눴다"고 밝혔다.

  또한 각 섹션마다 작년 대외 유수의 영화제 수상한 졸업작품 상영회도 마련돼 었다. 대종영화상 단편부문 대상, 미장센 영화제 절대악몽 최우수 작품상등을 수상한 김준성 감독의 ‘마지막 귀갓길’, 전주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김희진 감독의 ‘수학여행’등이 그것이다.

  김준성 감독의 '마지막 귀갓길‘은 집으로 귀가하던 두 자매에게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로서 연쇄 살인사건을 다뤘다. 처음부터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몰입하는 힘은 결국 영화감독들의 등용문으로도 여겨지는 미장센 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동문들을 상대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김준성(미공영대 영화학과 03)씨는 “이번 영화제로 후배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상영할 기회가 생겨서 앞으로 영화인의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졸업영화제와는 다른 고유의 색깔을 지닌 영화제가 되도록 후배들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신들의 힘으로 영화제를 개최하는 그들의 감회는 어떨까. 기획 담당인 신용식(미공영대 영화학과 3) 씨는 “영화 편수가 많고 종류가 다양해서 작품에 따라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상업영화와는 다른 학생 작품의 개성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학생회장 도현준씨는 “비슷한 나이또래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공감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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