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기자
  오랜만에 조용한 방학이었다. 고요한 캠퍼스였다. 태풍 같은 변혁이 이젠 절반쯤 지나 태풍의 눈에 들어와 있는 것일까? 중앙대의 메가톤급 변혁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기 위해 박범훈 총장을 만났다.

-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장 교체로 멀티캠퍼스 설립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밖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 ‘오는데 캠퍼스 설립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무조건 멀티캠퍼스로 간다.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나 MOU체결 내용을 확인하고 조속히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검단캠은 2016년 캠퍼스 완공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남캠 MOU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함께 체결했기 때문에 하남시 의지만으로 쉽게 되돌리기 힘들다. 신임 하남시장을 만나 2007년 MOU내용과 중앙대의 하남캠 건립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현재 하남캠은 캠프콜번부지에서 지장물 철거 및 환경정화작업 중이다. 동시에 개발제한구역 해제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이 풀리면 하남시와 정식계약을 맺는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부지매입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 구조조정 정원이 발표됐다. 지난 학문단위 통합 때와 마찬가지로 ‘기초학문 약화’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학은 학문의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기초학문이나 응용학문이나 모두 다 중요하다. 기초학문 약화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아니 잘못된 표현이다. 이번 학문단위 재조정의 한 축은 유사학과 통·폐합인데, 우리대학의 유사학과는 바로 어문계열과 사회계열에 주로 분포되어 있었다. 이번에 정원조정의 결과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이 줄고 자연공학계열의 정원이 늘어났다. 다만, 안성캠퍼스를 중심으로 경영 및 경제학부 정원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안성캠에서 모집 중지한 6개학과의 입학정원을 캠퍼스 재배치 시까지 임시로 늘려놓은 것이다. 안성캠 학과 중 경영 및 경제학부에 우수학생이 몰리는 점도 고려됐다.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임시 조치이기 때문에 향후 캠퍼스 재배치를 기준으로 정원조정은 다시 이뤄질 것이다.

- 지난학기 징계조치로 캠퍼스가 시끄러웠다. 징계조치가 과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수위 조절 가능성이 있는가
징계자들은 학교의 명예를 실추 시키고 학생의 본분에 벗어나는 행위를 했다. 여러 번 기회를 주었음에도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학칙위반 및 범법행위가 반복적으로 쌓여 더 이상 중앙대 학생으로 받아 들 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 애교심이 있다면 먼저 본인들의 잘못된 행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학생 본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징계조치 및 수위 조정에 대한 재논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방학 중 학생 사찰 논란으로 중앙인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궈졌다
   통상적으로 학교의 행사(집회)를 보고하는 것은 관련부서의 업무다. 재학생도 집회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 지도차원에서 학생지원팀과 학교법인 직원이 함께 현장에 나가 재학생을 인솔해오라 지시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법인 직원이 가지고 있던 통상적 행사 보고 문건 제목이 “노모군의 동향보고”라고 표기되어 오해가 불거졌다.

  그런데 해당 학생들이 사찰이나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을 하며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대와 법인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호도했다. 중앙대의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을 보며 총장으로서 많은 회의감을 느꼈다.

- 대학본부와 학생대표의 갈등이 깊어만 가고 있다. 대학발전을 위한 관계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대학본부는 항상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며 일을 추진해 왔다. 학칙에 의해 학생 자치활동을 보장하며, 학내 모든 사안에 대해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대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대표의 의견 또한 대학발전에 부응하고 제도적 틀 안에서 논의 되어야 타당성이 부여 될 것이다. 자신들의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대학 정책을 무시하고 반목하는 행동만 한다면, 절대 구성원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우리대학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학생대표 또한 대학발전이라는 큰 명제 하에 함께 동참하고 협력해나가야 한다. 대학본부는 대학발전에 관한 것이라면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 교수 업적평가 시행, 강의평가 전면 공개 등으로 교수사회의 불만이 높다
  연구비제도 합리화, 정년연장제 등 다양한 보상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인프라도 점차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2009년 예년에 비해 연구 성과가 30%이상 상승했다. 이는 교수님들이 대학이 지향하는 목표에 긍정적인 사고로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기분이 상하실수도 있지만 강의평가는 학생수업권을 위한 조치였다.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본부의 여러 방침을 잘 따라준 교수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지난 학기 중대신문 설문조사 결과 ‘안성캠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70.9%나 나왔다. 이에 대한 대학본부의 대책은
   중앙대는 양 캠퍼스의 특성화와 균형발전을 기본정책으로 운영되지만, 서울과 안성의 시설환경은 각각 장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지속적인 대학 발전을 위해 검단과 하남에 신 캠퍼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곧 가지적 성과가 나올 것이다.

  사실상 신 캠퍼스 사업 실시에 따라 안성캠퍼스에는 신·증축 사업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캠퍼스 이전과 관계없이 교육 및 연구를 위한 기본시설과 재학생의 편의를 위한 시설투자는 차질 없게 진행할 것이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에도 약 24억 원의 특별예산을 투입해 안성캠 시설환경을 개선했다.

- 임기가 1학기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학문단위에 대한 특성화된 발전전략과 지원대책 방안수립이 진행 되어야 한다. 또, 교육단위 개편에 따라 행정조직 운영체계 개편도 빠른 시간 내에 완료 돼야 한다. 여름방학 중에도 이러한 중점사업을 계속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세부적인 실행과제를 담아 추진하게 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신 캠퍼스 추진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 하는 일도 중요하다.

  나는 임기에 맞추어서 사업을 진행 하지 않는다. 임기가 얼마 남았느냐가 중요한 것 이 아니고, 지금까지 시행되었던 사업들이 얼마만큼 잘 추진되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내가 할 도리라 생각한다.

- 이사회에서 임기연장을 부탁한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가.
  대학구성원들이 총장의 임기연장 수용여부에 관심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총장인 내가 직접 답할 문제는 아니다. 총장 선임권을 가진 학교법인 이사회와의 협의 결정사항이라 지금으로서는 답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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