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저녁, 총학생회선거 개표방송을 보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동영상이 재생되는 미디어플레이어 옆에 띄워진 채팅창은 다양한 “의견”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욕설, 인신공격, 억측이 난무했다. “선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남겨 달라"는 제목이 무색하기 까지 했다.

 특히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특정인을 향한 인신공격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였다. 대화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다 같이 한 선본을 지지했는데 반대후보의 득표율이 어느 단과대에서 우위를 점했을 때 “이런 단과대는 쓰레기”와 같이 학생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을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표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표가 중요한 것은 왜 모르나? 그 단과대의 학생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한참 후에야 성의없는 사과로 일축해버렸다. 더 어이없는 것은 “배설장소에서 뭐 그리 열 내시나”, “쿨하게 넘어가시지”, “통 크게 사과도 하셨는데”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마치 자연스러운 것인 양 넘어가려는 행태가 참 가관이었다.

 이것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아 쟤 맘에 안드네.”하고 뒷담화를 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문제다. 열린 공간에서의 의사소통과 닫힌 공간에서의 의사소통은 분명 그 파급효과가 다르고 영향력이 다르다. 무논리 인신공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나간 일들을 의와 참의 중앙인들은 벌써 잊었는가?

노오란/법대 법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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