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장:손준혁, 영남대 총학생회장 이하 한총련) 건설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노선을 달리하는 다른 학생운동 진영 또한 새로운 학생연합조직을 건설할 것으로 보여 학생운동진영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한총련은 지난 98년 5월 제6기 대의원대회와 출범식을 개최하면서 졸속과 파행을 거듭하여, 96년 이후 계속적으로 직면해온 한총련 비판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진행되어 왔다. 내부의 혁신에 대한 요구와 외부로부터 한총련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이 계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한총련은 비민주적인 대의체계를 고수하고, 시대의 요구와 괴리된 주장만 반복했다. 노동자·민중이 90년대 후반들어 거세진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리는 동안 한총련측은 민중의 투쟁의 요구를 반미투쟁으로 협소화시키는 데 주력해 비판을 받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백만학도와 함께하는 투쟁’을 내세웠던 한총련이 학생운동진영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자신들의 구심점조차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겠으나 대체로 한총련내의 제도적인 비민주성과 시대의 조류에 적응하지 못하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의 태도를 내세운다. 또한 몇년간의 혁신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없이 지리한 논쟁으로 끝내버린 점, 다양한 노선의 운동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어 왔으나 묵살해 버린 점 등 한총련이 전반적인 부분에서 더 이상 학생운동의 대표체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대다수 학생회가 판단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 경북대 송영우 총학생회장이 ‘한총련조직의 대중화와 중앙집행위원회의 개혁’을 주장하며 7기 한총련 의장 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하는 등 내부에서 한총련 혁신에 대한 요구가 다시 봇물이 터지고 있다. 송영우 총학생회장은 “이제는 권위적인 모습을 탈피하고 대중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주장하는 등 전면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총련 노선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새로운 학생연대체가 출범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행동과 연대, 연대회의, 학생연대 등 한총련에 반대하여 계속적으로 세력을 넓혀온 운동진영들 중에 학생연대측은 전국학생회협의회(준)(이하 전학협)를 결성하고 지난 6, 7일 양일간 서강대에서 결성식을 갖는 등 전국적인 학생연합체로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이날 전학협 의장으로 선출된 서강대 조영권 총학생회장(물리학과·4)은 “한총련이 가지고 있었던 낙후된 사상, 무의미한 운동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전학협이 생겨났다”며 “전학협은 한총련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비민주성을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학협과 한총련은 여러 가지면에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전학협은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협의체’이며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모토아래 참여, 발언, 사업제안을 수용하는 개방적 기구라는 점에서 한총련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전학협은 전국 20여개 대학과 30여개 단대 학생회가 참여하여 오는 8월 전학협 출범을 앞두고 전국적인 학생연합체로 거듭나기 위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02년 ‘한국대학생연합’이라는 직선제 학생연합체를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학협은 한국 학생운동의 혁명정신을 계승하여 한총련 중심의 사상을 발전적으로 극복하는 새로운 학생연합체가 될 것”이라고 조영권 의장은 말했다. 주요 참여 대학은 서강대를 중심으로 성균관대, 부산대 등이며 서울대 인문대, 고려대 법대 등의 단과대도 다수 참여했다.

그밖에 행동과 연대, 연대회의 등 다른 학생운동진영도 다양한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자신들의 요구를 특성화하고 전국적 학생연대기구로 도모하려 노력하는 등 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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