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적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원리가 모든 분야의 원칙으로 자리잡아 감에 따라 우리의 교육주권 수호와 교육개혁의 열망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교육을 경제의 하위분야로 상정함으로써 교수, 학생의 교육관계를 시장의 물신화된 상품관계로 변질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 영향으로 말미암아 교육의 주체는 그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으며 자신의 위치 역시 자본의 논리 속에서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자유주의와 한국교육의 진로(천보성, 김학한 지음/한울)’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사고 내에서의 교육개혁이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육부분에서 반민중성을 강화시킴으로써 교육현장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배제가 심화되어 감을 지적하고 있다. 상품 생산력의 발달과 교육조건의 변화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인간의 전면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진보교육 실현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교육의 인간화’로 대변되는 진보교육의 기본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문화 사회운동론(정유성 지음/한울아카데미)’은 세계화 시대 교육이 감당해야 하는 과제, 교육시장 개방에 대응하는 문화적 자생력이라는 교육의 과제 등을 소개하고 생활자치와 주민자치의 원칙에 따른 교육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육다운 교육과 사람다운 교육을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의 주체들이 함께 의논하고 기획, 결정하는 ‘지역 공동체 학교 운영체계’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청소년 주체의 대안교육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아이를 거부하는 사회(조혜정 지음/또하나의문화)’의 저자 조혜정도 교육의 주체가 주체로서 바로 서게 될 때 교육은 그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새로운 교육문화와 사회운동론’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이다. 제도권 교육의 현장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문제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소비산업주의의 논리에 빠진 교육의 문제를 되짚어 본다.

제도교육, 즉 학교에서 소외된 아이들은 스스로 저항문화를 형성하며 기존의 사회질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결국은 그로 인해 또다시 무능력한 노동자로, 중간계급에 들어갈 기회를 잃게 된다.

‘교육현장과 계급 재생산(폴 윌리스 지음/민맥)’은 ‘노동자의 자녀들이 노동자가 될 때까지’란 부제에서 엿볼 수 있는 것 처럼 공부에 관심이 없는 노동자 계급의 자녀들이 학교로부터 노동현장에 이르는 과정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대중교육의 목표를 자본주의가 노동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노동자를 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학교는 노동자의 자녀들로 하여금 사회의 불평등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장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정치, 경제, 사회의 주체로, 문화의 타자로서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자본의 논리에 기들여진 대학생들, 대학사회에서 이들의 주체적 역할이란 것은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90년대 초반 소비문화의 급격한 확산은 이념 중심의 대학문화가 붕괴되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대학문화의 생성과 탈주(이동연, 권경우, 이재원 지음/문화과학사)’는 투쟁의 문화에서 소비문화로의 단절이 대학주체들의 생산적인 문제의식을 상실케 한다는 것에 주목한다. 소비문화와 문화산업의 팽창이 대학문화의 진보적 정체성을 무력하게 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년문화의 비판적 문화공간들을 생성해내고 그 안에서 반문화적 실천들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실천적 문화운동을 바탕으로 한 문화정치, 즉 반독점적인 시장의 폐해들을 해체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며 문화주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페다고지 억눌린 자를 위한 교육(파울로 프레이리 지음/한마당)’ 역시 ‘교육현장과 계급 재생산’과 같은 맥락에서 사회교육은 새세대를 현제도의 논리 속에 흡수하거나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이 교육을 통해서 현실에 비판적이고 창조적으로 대응해 자기세계를 변혁하는 법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무기력한 민중들이 더 이상 무지와 무기력으로 지배계급에 영속되지 않도록 기존의 교육제도와 다른 ‘문제제기식 교육법’을 상정했다. 지식전달이 유일한 의미가 되고 있는 현교육제도는 전면적으로 파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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