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코앞에 둔 지난해 8월 말이었다. 방학 동안 체중이 5kg가량 불어나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다. ‘매일 2시간씩 근력운동 하기, 3km 뛰기’ 등을 플래너에 적었다. 헬스장에 등록도 했다. 시작은 두려웠다. 우락부락한 ‘감찰반 형님’들이 자세를 지적하지는 않을까 겁이 났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에 위안을 얻어 운동을 시작했다. 막상 첫발을 떼니 순탄했다. 헬스장에서 수많은 운동기구를 하나씩만 사용해도 시간이 ‘뚝딱’ 흘러갔다.
지난 2015년에 입학한 이래로 4년간 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활동을 해 보았다. 그중에서도 나의 대학 생활 4년 중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학생회 활동이다. 2015년도 1학년 2학기 학년대표부터 시작해서 이듬해에는 과 학생회장, 다시 지난해에는 학년대표를 했고, 올해는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학생회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물론 필자보다 더 대표자 직을 오래 하신, 그리고 많이 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4년간 대표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첫째로, 매 학기 초마다 열리는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이하 전학대
신문사 일정을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지하철 칸에는 늘 그렇듯 사람이 많았다. 한 아주머니가 이어폰을 끼고 동영상을 보면서 웃고 계셨다. 문제는 이어폰이 제대로 꽂히지 않아 동영상 소리가 지하철을 가득 메웠다는 점이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흘겨보기 시작했다. 얼굴 찌푸리며 쳐다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어폰이 잘못 꽂혔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이어폰 소리를 키우며 생각했다. ‘10분만 있으면 내릴 텐데 뭘….’ 환승역에 도착해 환승
같은 미디어센터 내 소속돼있는 언론인으로서 중대신문은 신속하고 정확한 뉴스를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에 더불어 다양한 사진들을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감동도 전달해준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중대신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사건들과 학교 내 이야기들이 매주 신문에 실린다. 그렇기에 ‘중앙인’으로서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은 꼭 시간을 내어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제1934호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기사는 중앙대 역사를 담은 기사와 흑석동 풍경 및 흔적이 담긴 다양한 사진이었다. 현재 많은 중앙대 학생이
IMF 외환위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이 그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에게 뜻깊은 울림을 주는 모양이다.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다는 감상평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그 시대의 가장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가끔 주위 사람을 통해서 혹은 TV를 통해서 역사로만 알고 있던 젊은 세대에게 이 영화는 우리에게 잊히지 않는 국가 위기 상황이 있었음을, 험난한 위기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이들이 오늘의 우리를 다시 만들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하지마, 힘들대.” 중대신문에 들어가려던 나에게 친구가 해준 말이다. 그 말을 무시해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 친구의 말은 사실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주어로 시작해 마침표로 끝나는 문장 하나를 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가지고 끊임없이 토론했다. 밤을 새우며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했다. 모니터 앞에서 엎드려 자는 날이 많았고 팔이 저린 채로 강의실로 뛰어 들어간 적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아무도 신문을 읽지 않는
일본어문학전공 K교수가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학본부는 성폭력 혐의로 내렸던 직위해제 조치를 해제했다. 명분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연구비 횡령 혐의로 다시 직위해제됐기 때문에 즉시 복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해 및 가해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성범죄에 대해 학교 측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대학본부는 K교수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초반부터 확실한 징계처분을 미뤄왔다. 대학본부의 직위해제 조치에 대해 나름대로 구성원의
일요일 새벽 2시. 신문사의 일주일이 마무리되는 시간입니다. 310관 지하 2층을 한주 내내 밝혔던 불이 꺼지고 기자들은 각자의 위치로 향합니다. 누군가는 지친 몸을 누이기 위해 집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한주의 고단함을 소주 한잔에 풀어놓으려 발걸음을 재촉하겠죠. 그러나 꺼진 불은 오래지 않아 다시 켜집니다. 당장 다음 신문 기사의 주제와 방향을 정해야 하는 기자들의 손이 키보드 위를 바쁘게 오가기 시작하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신문사의 한주가 돌아옵니다. 새내기가 되자마자 중대신문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불 켜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일입니다. 좋아하는 영화 음반을 사고 싶어 친구들이 밥을 먹는 사이 홀로 그 음반 재고가 있는 매장에 다녀왔습니다. 2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사 온 음반에는 음악뿐 아니라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CD를 넣으면 플레이어가 CD를 읽으며 작게 ‘지지직’ 소음을 냅니다. 그 찰나의 순간, 곧 흘러나올 음악을 기대하며 숨을 죽입니다. 곧이어 나오는 음악은 영화의 장면, 그 장면을 보며 느꼈던 감정, 그리고 음반을 사러 가던 기억을 살포시 건네줍니다. 플레이어 앞에
“오프 더 볼 상태에서 박지성의 움직임과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은 정말이지 특별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맨유)의 전설적인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은 박지성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을 극찬하곤 했다. 박지성과 함께 맨유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도 지난해 5월 같은 말을 했다. “박지성은 최고의 오프 더 볼 소유자였다.” 오프 더 볼이란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선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지칭하는 말이다. 동료가 편하게 패스할 수 있도록 적
필자는 중앙대학교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97년도에 임용된 이래 무려 21년의 세월을 중앙대에서 지내오면서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중앙인’으로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다. 그에 따라 학교의 역사와 교육이념 등에 대 해서도 눈길이 가곤 했다. 그런데 학교의 교 훈‘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유독 내게 뜬금 없이 들렸다. 물론 우리 학교가 독립운동가 이셨던 임영신 박사가 세운 학교라는 사실 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학교 의 교훈이 너무나 낯설고 특이해서였다. 한번 생각해보라. 이 지구상
중대신문 제1933호를 통해 제8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 관련 자보가 혐오 발언으로 훼손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후보자의 사진에서 ‘꼴페미’, ‘자웅동체’라는 낙서가 발견되었다는데. 이런 무례한 표현에 아연하고 말았다. 소수자나 약자와 관련한 자극을 활용한 뇌 영상 기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가장 동물적인 수준의 뇌 심부 영역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불안이 높으며 급작스러운 변동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직된 사람들, 소수자나 약자와
이번 제1933호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기사는 선거 기획이다. 양캠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의 공약을 자세히 소개하고 공청회의 주요 질의를 담은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양 캠퍼스의 선본 공약 분석에 있어서 실질 이행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다룬 것이 좋았다. 1932호에서는 지난 60대 총학생회 ‘온’의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았고, 이후 기사로 61대 총학생회 선본의 공약 이행 가능성을 점검한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공약과 관련해 학교 측의 의견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일반 학우로서 궁금해할만한
올해만 대체 몇 번째인가. 끔찍하다. 일본어문학전공 K교수, 경영학부 A교수 등.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일년도 채 안 됐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상습적 성폭력 혐의를 받았던 K교수는 당시 성폭력 대책위원회(대책위)에서 잘못을 시인했다. 대책위는 K교수 파면을 권고했다. 학생 사회 또한 입을 모아 대학본부에 일본어문학전공 K교수 파면과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예방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당시 인문대 이양선 학생회장(철학과 3)은“인간의 본질과 진리를 탐구하는 인문대에서 K교수는 끔찍한 성폭력을 저
한해의 마무리가 코앞으로 다가온 11월 각 학보사는 분주하다. 총학선거를 앞두고 선본 혹은 선거 공청회 등을 취재해야 한다. 그전에 임기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번 총학도 평가해야 한다. 중대신문 제1932호도 예외 없이 총학 평가와 선거 관련 내용을 세 면 가까이 할애하며 심층적으로 다뤘다. 우리 학보와 마찬가지로 양캠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분량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데도 캠퍼스별로 핵심 공약의 색을 구별하고 사진 및 일러스트를 활용해 가독성을 높 인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공약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결연의 의지와 함께
2018학년도 2학기, ‘중국현대산문’이라는 전공과목을 맡았다. 그동안 어학에 집중된 수업이 대부분이었던 필자에게 있어 그 의미는 남달랐다. 왜냐하면 필자의 전공인 중국현대문학을 학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업 준비에 있어 작지 않은 난관에 부딪쳤다. 방대하기 그지없는 중국현대산문의 세계에 과연 어떤 작품을 수업의 시작으로 삼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은 바로 중국 근대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의 정론문(政論文) 「소년중국설(少年中國說)」이었다.
필자는 이번 중대신문에서 현재 학교에서 진행 중인 선거 등과 관련한 기사들과 인터뷰들도 좋았지만 많은 학우의 불편함에 대해 다룬 중앙도서관 보도기획 면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평소에 필자 역시 느끼던 열람실 내 공기의 질, 5층 편의점의 지속된 부재 등의 문제를 다뤄줘 후련했기 때문이다. 보도기획 기사를 통해 다른 학우들과 공감대가 형성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인터뷰와 학생들의 의견을 통해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도 그렇게 느껴왔음을 알 수 있었다. 보도기획뿐 아니라 중앙대 동문인 유명 배우와의 인터뷰, 학생들을 상
필자는 학생사회에서 많다면 많은, 적지 않은 나이, 25살이다. 복학한 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오빠 25살이라고요? 진짜 나이 많네요”“형 25살이시면 반오십이네요! 이제는 쿼터백이라고 해요~”였다. 내가 고학번 형들을 놀리던 멘트를 들어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났느냐는 생각에 알게 모르게 자조감이 들곤 했다. 필자는 흔하디흔한 남고를 나오고 중앙대 정도에서 흔하다면 흔한 재수 생활을 했다. 흔하다면 흔한 의경으로 전역을 했고 주변 25살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
“안녕하세요! 중대신문 기자 정주ㄴ-”“저기요, 지금 저희 얘기하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차가운 눈빛과 가시 돋친 말투에 입이 안 떨어진다. 서럽다. 나를 소개하기도 전에 대차게 거절당했다. “짧은 인터뷰 도와주실 수 있나요?”“제가 이런 거 정말 질색하거든요. 진짜 못 하겠어요. 가볼게요.”앞에 있던 학생이 얼굴을 굳히며 자리를 뜬다. 미안하기까지 하다. 준비했던 인터뷰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 온데간데없다. 발을 옮기는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
학교가 선거 홍보로 시끌시끌해진 요즘이다.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를 떠날 때가 가까워지니 예전만큼 선본과 공약에 관심이 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중대신문 제1932호에서는 양캠 총학의 공약 이행 결과를 학생의 입장에서 확인했다. 이행됐으나 체감하지 못한 사항도 있었고, 이런 공약이 존재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사항도 있었다. 특히 앱 형식 소통창구의 필요성이나 공약 이행과정을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이 갔다. 공약 이행 결과만큼이나 관심 있게 본 세션은 유학생 및 실습생이 단과대 선거에 유권자로 포함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