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캠에 또다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4월 안성캠 생활관 확진자 발생 당시, 대학본부는 빠르고 강력한 대응으로 학생들을 코로나19로부터 잘 보호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빠르고 강력한 대응만이 능사가 아니다. 대면 수업을 진행한 교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지난 확진자 발생 양상과 매우 다르다. 만약 대면 수업을 받았던 학생 중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대학본부는 학생 건강을 책임지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심지어 밀폐된 실내에서 학생과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집단 감염의
글을 쓰는 것도 무서운 시기가 있었다. 연필을 들어 내 마음을 적어보는 게, 내 마음을 들춰 보는 게 그렇게나 무서웠다. 사실 글 쓰는 것만 무서웠던 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무언가를 챙겨 먹는 게, 사람을 만나고 길을 걷는 것까지. 하루 중 그 어떤 것도 쉬운 적이 없던 시기가 있었다. 어쩌다 글을 쓴다면 그건 힘이 조금 났다는 의미였다. 피 흘리고 있는 축축한 나의 내면에 박힌 총알을 천천히 빼보려는 시도였다. 돌아보니 나는 대단한 용기를 내며 하루를 살았던 것 같다. 3년 전 나는 아마 상상도 공감도 못 할 말일 거
평소와 같았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스크린도어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단지 자리에 빨리 앉아 편하게 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노란 점자블록 위에 서 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떤 이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시각장애를 가진 어르신이셨다. 나는 자리를 재빨리 떴고 아슬아슬하게 충돌하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뉴미디어 콘텐츠에 시각장애인이 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글로 변환해야 한다는 나. 장애인에 불친절한 행정을 비판했던 나. 편하게 앉아 가겠다며, 아무도 지나가지 않겠다는
2021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야당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를 포함한 2개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여당은 4·15 총선의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졌고 민심을 읽지 못했다. 조국 사태부터 시작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한 권력 대립,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 그리고 LH 사태까지. 여당은 정의와 도덕을 국민 앞에서 약속했지만 이를 스스로 부정했고, 결국 정부 심판론으로 이어졌다. 8일 청와대는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더
학생총회가 소집됐다.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논의 과정에서 대학본부의 정보 공개 내역을 불투명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지만 참여 학생들은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 이후 등록금 반환 논의가 진행되며 학생총회 요구안과 2차 학생총회에 관한 총 4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연서명 달성, 학생총회 무산 후에도 활발했던 논의, 가결된 4개 안건. 이 모두는 학생들의 의지를 표명한다. 학생들은 학교 주체로서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고자 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뜨거웠지만 서울캠 총학생회(총학)는 미적지근했다. 총
지난호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말 알차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중대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으로서 기사 하나하나가 공감되고 도움이 되었다. 특히 비대면 학기 속 절대평가에 관한 보도기획은 평소 교육과 평가제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 절대평가에 관한 주변 동기들의 의견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통해 교수님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또한 타 대학에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어떤 방식으로 혼용하여 운영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 19가 교육혁신에 방아쇠를 당
코로나19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것의 영향력은 예기치 못한 일상 속에도 침투해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1988호 중대신문엔 ▲비대면 수업 인권침해 ▲비대면 학기 속 절대평가 ▲코로나 우울과 같이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1면의 ‘비대면 속 인권침해’에 관해선 화상 강의를 이용하는 학생과 교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교 측에서도 비대면 수업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해 학내 구성원 누구든 이 문제로 피해받는 일이 없길
한달 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전시를 보러 갔다. 전시 작품의 의미나 완성도를 떠나서, 선정된 4명의 작가 중 가장 자극적인 작품을 내놓은 작가는 단연코 정윤석 작가였다. 전시실 입구부터 세워진 19세 미만 출입금지 팻말을 지나 검은 가림막 사이를 들어가면 암실처럼 온통 어두운 공간에서 밝게 빛나는 정윤석 작가의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성이 대단해 밝게 빛난다고 표현을 쓴 것이 아니다. 작품들은 스크린 속에서 말 그대로 빛을 발하며 관람객의 망막에 침투했다. 작품의 이름은 로, 중국의
해마다 찾아오는 대학 캠퍼스의 봄은 설레고 아름답고, 그리고 또 설렌다. 하지만 매주 교직을 전공하는 예비교사들과 만나고 있는 나에게 4월은 교생실습이 시작되는, 조금 다른 의미로 설레는 시기다. 미래의 교사들을 만나며 든든하던 기분도 잠시, 함께 마음 졸이며 봄을 맞는다. 늘 해 오던 잔소리도 못미더워 반복하지만 사실 마음속에서 보내는 메시지는 한 마디뿐이다. 그냥 즐겁게 잘 다녀오라는. 오래전에 나는 남자 중학교로 실습을 나갔었다. 아직 교복의 어깨선도 헐렁해 보이는, 막냇동생 같은 아이들이었지만 공생하는 한 달은 쉽지 않았다.
하루의 반만 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느지막이 뜬 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괴롭기만 한 아침으로 하루가 시작되죠. 지난밤, 잠들기를 방해하는 괜한 생각들을 피해 너무 늦게까지 휴대전화를 잡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꼭 자격증 공부를 시작할 거고, 좀 이따 아르바이트도 가야하고. 대외활동할 건 없는지, 인턴 구하는 곳은 있는지 찾아봐야 하는데. 정오를 한참 넘긴 시계가 ‘넌 이미 늦었다’며 눈초리를 보내는 것만 같아 시선을 피하고자 다시 이불을 뒤집어씁니다. 벌써몇주째할일을미룬거지나중에힘들거알면서미리좀하지저번에도
학생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중대신문을 자주 보는가? 많은 학생이 ‘아니요’라고 답할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학교에 방문하며 각 건물 1층에 비치된 학내 신문을 가져가는 학생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신문을 접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 이는 ‘대학신문의 효시’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실태이다. 따라서 필자는 중대신문에 변화가 찾아오길 바란다. 현대사회에는 각종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다.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만 접속해도 이를 알 수 있다. 끊임없이 화제가 되는 젠더갈등,
3월 2일자 중대신문에서 인상에 남았던 기사는 ‘2020년 중앙대 10대 뉴스’라는 기획이었다. 모든 만남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크고 작은 학내 이슈들에 어두웠던 나 같은 사람에겐 안팎으로 곡절이 많았던 2020년 한 해를 주요 사건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사였다. 기사에서는 팬더믹 상황에서 모든 것이 흔들린 지난 1년 동안의 변화가 뚜렷이 감지되었다. 개별 사안들의 면면 보다 10대 뉴스를 선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사의 어느 곳에도 10대 뉴스를 선정한 주체와 초점, 과정을 밝히지 않은
중앙대 실용음악 전공 강의를 통해 글로벌예술학부, 클래식 음악학부 또는 음악을 하는 일반 학부 학생들을 만난다. 음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띄어본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음악 산업에도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질 좋은 가상 악기는 연주자를 대체하고 있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샘플들을 이용해 음악적 감각만 있다면 마우스만으로도 설득력 있는 사운드의 음악을 게임 하듯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음반 기획사를 통해 스튜디오에서만 가능했던 음반 발매 작업이 ‘홈 레코딩’ 기
대한민국 문화와 역사가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한 드라마에서 문화,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중국 전통 음식, 의상, 소품 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드라마는 단 2회 만에 폐지됐다. 간접광고를 통해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로 착각하게 만든 드라마도 있다. 중국제 비빔밥 간접광고가 나와 시청자 항의가 빗발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드라마 속 왜곡은 단순히 상상에 그치지 않았다. 김치, 한복 등 우리 고유의 문화가 어느새 중국 문화로 둔갑해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특정 국가와의 문제만은 아니다.
벚꽃이 만개한 3월 29일 신입생 정원 부진을 이유로 대구대 총장 해임이 확정됐다. 비단 대구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정시전형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4년제 대학이 전체 198개 중 무려 162곳이다. 정원 미달 대학의 90% 이상이 지방 소재 대학으로 소위 ‘벚꽃 피는 순으로 대학 문 닫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실현된 셈이다.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에 있다. 2020년 수능 응시인원은 올해 42만1034명으로 전년 대비 6만여 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울 소재 대학은 왜 아직도 경쟁률이 유지될까. 지방
어느 날, 지인의 연결로 학내 언론사인 중대신문의 기고 요청이 들어왔다. 평소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글재주가 있는 편도 아니어서 처음에는 망설여졌다. 주제가 자유라는 것 또한 나에게는 막연하게만 다가왔다. 그렇게 주제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나의 지난 대학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그 어느 때 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함과 동시에 나를 진득하게 돌아본 시간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기회에 나에 대해 돌아보고자 기고를 작성하기로 선택했다. 2019년 3월 중앙대 응용통계학과에 입학한 나는 여러 분야
‘서두르지 말고 조심히 와.’ 누군가를 기다릴 때 하는 말이다. 속으론 못마땅하면서 형식적으로 건네기도 하고 진심으로 여유롭고 너그럽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차이가 있지만, 어느 경우든 바삐 움직이다 혹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담겨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이 사라진 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새벽 배송’이다. 새벽 배송은 밤까지 완료된 주문을 다음날 새벽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최근 들어 큰 성장세를 보인다. ‘빠르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나 과연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