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키트루다', 약값 인하정책으로 일본에서도 갈등
항암제 '키트루다', 약값 인하정책으로 일본에서도 갈등
  • 오지혜 기자
  • 승인 2021.08.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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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MSD, 이례적 기자 회견, "적응증 늘어나는데 약값은 첫 출시 때 절반 이하” 불만

우리나라에서도 약값 문제로 4년 만에 암질심을 통과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사진>가 일본에서도 약값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키트루다는 일본에서 경쟁약물 유사품으로 시장 확대 재산정 적용을 받아 8월부터 약값이 11.5% 인하됐다. 키트루다가 약값 재산정으로 대폭적인 인하를 받는 것은 2017년 2월 발매 이후 이번이 4번째로 등재 시점 가격에서 약 절반까지 떨어졌다.

MSD는 지난달 27일 이례적으로 ‘약가제도 개혁에 있어서 과제’라는 주제로 제약사 개별 기자회견을 가졌다. 카일 태틀(Kyle Tattle) 대표 등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재산정 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약가 인하가 향후도 계속 된다면 지속적인 개발 투자가 어려워진다”면서 재검토를 호소했다. 일본에서 약가제도에 대한 제약기업의 의견은 업계의 집약된 의견을 모아 발표하는 것이 관행으로 개별 기업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키트루다는 MSD의 주력 제품으로 일본에서 지난해 1183억엔(아이큐비아 기준) 어치가 팔려 매출 1위 의약품이다.

그러나 최근 2년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발매 당시에 2개 암종에 대해 적응증을 승인을 받았던 키트루다는 현재 8개 암종에 대해 10개 적응증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른 판매는 증가했지만 2019년 3, 4분기(7월~9월) 373억엔을 정점으로 감소했다. 2020년 제 2, 4분기(4월~6월)에는 279억엔까지 감소했고 이후엔 300억엔 전후로 보합세가 계속되었다가 자난해 매출이 12.9% 떨어졌다.

이처럼 적응증이 확대되었지만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거듭되는 재산정 룰의 적용에 의한 약값 인하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2017년 2월의 발매 이후 지금까지 4번, 10%를 넘는 대폭적인 약값 인하를 받았다. 2018년 4월의 약값 개정 때 경쟁 약물인 오노약품의 ‘옵디보’ 유사품으로 용법, 용량 변화 재산정이 적용되어 11.2%가 내렸고 지난해 2월과 4월에는 특례 확대 재산정에 의해서 각각 17.5%와 20.9% 인하를 받았다. 또 올해 8월 1일부터 시장 확대 재산정을 받은 ‘티쎈트릭’(쥬가이 제약)의 유사품으로 또 11.5%가 인하되어 현재 약값은 1 바이얼에 21만4498엔(약 226만원)으로 발매 당시 41만541엔보다 48%가 내렸다.

미국 머크의 지난해 12월기 결산에 의하면 키트루다 글로벌 매출은 143억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출 확대 국면에 있는 가운데 일본만이 유일하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일본에서 키트루다의 시장 확대 재산정은 약가 수록 때 예상보다 매출이 크게 증가한 의약품 약값을 인하하는 구조로 통상 ▲연간 판매액 150억엔 초과, 예상의 2배 이상 ▲연간 판매액 100억엔 초과, 예상의 10배 이상을 하면 최대 25%가 인하된다. 또 ▲연간 판매액 1500억엔 초과, 예상의 1.3배 이상이면 최대 50%까지 내린다. 재산정에 의한 약값 인하는 종전에 2년 1회로 이루어졌지만 2006년부터는 분기별로 연 4회 실시하고 있다.

일본 MSD의 유통담당 사사바야시(笹林幹生) 집행 임원은 기자회견에서 “시장 확대 재산정의 문제점으로 적응증 확대가 재산정 리스크가 될 수 있어 투자 판단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면서 “예상 판매액 초과로 약값 인하율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적응성 확대의 의료적 가치는 고려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유사제품도 연관지어 약값 인하로 인해 매출이 큰 주력 제품이 표적이 되기 쉽고 인하율도 높아 경영에 막대한 영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키트루다는 일본에서 적응증 확대를 위해 현재 48개 임상이 진행 중이다. 사사바야시는 “키트루다 약값은 비슷한 경제 수준의 선진국과 비교해서 싸고 일본에서 적응증 확대 투자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태틀 대표도 “새로운 적응증을 일본에 들여오고 싶지만 미국 본사에 일본 시장에 우선 투자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MSD가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은 재산정에서 동반 약값 인하 룰로 시장 확대 재산정이나 특례 확대 재산정 때 공평한 시장 경쟁을 확보를 위해 약리 작용이 유사한 제품도 함께 약값을 내리는 제도에 있다. 8월부터 인하되는 키트루다도 테센트릭과 유사품으로 덩달아 인하되는 것이다.

키트루다는 재산정 적용 전부터 티쎈트릭보다 약값이 낮아 MSD는 이 제도 적용에 불복을 제기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재산정에서는 키트루다 외에 옵디보와 임핀지도 동반 약값 인하를 받아 불복 의견을 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기자 회견에서 재산정 재검토를 호소하는 일본 MSD 간부들. (오른쪽부터) MSD의 카일 태틀 대표, 사사바야시 미키오 집행 임원, 시라사와 미츠히로 부사장.[사진=외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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