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야구부가 ‘2021 KUSF 대학야구 U-리그’에서 5승 2패를 기록하며 왕중왕전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야구부는 U-리그에서 0.374의 높은 팀 타율을 기록했는데요. 우승을 향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는 야구부 선수들의 뜨거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선수이기에 앞서 일반 대학생과 다름없는 선수들의 천진난만한 모습도 포착해봤습니다. 야구부의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해당 취재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습니다. 글·사진 송다정 기자 song_sweet@cauon.net

권정호 선수가 오후 훈련에서 배트를 자신 있게 휘두르고 있다. 권정호 선수는 올해 무조건 우승을 일궈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권정호 선수가 오후 훈련에서 배트를 자신 있게 휘두르고 있다. 권정호 선수는 올해 무조건 우승을 일궈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야구부 선수들의 뜨거운 훈련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안성에 방문했다. 야구장에 도착하니 고정식 야구부 감독이 직접 내린 커피를 건네며 반갑게 기자를 맞이해준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야구장을 바라보니 경쾌한 타격음과 포구음이 들려온다. 최근 ‘2021 KUSF 대학야구 U-리그’ 예선 일정을 마친 야구부. 그들의 뜨겁고 활기찬 훈련 현장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침묵 속에 배트를 돌리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3시. 선수들이 야구장에 모여 각자 몸을 푼다. 몸을 푼 선수들은 각자 조를 이뤄 라이브 배팅 훈련과 투구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타석에 들어선 한 선수가 헬멧과 장갑을 고쳐 맨다. 이후 동료 선수가 던져주는 공을 배트로 자신 있게 휘둘러 받아쳐 올린다. 배트에 ‘탁’하고 맞은 공은 담장을 향해 시원하게 날아간다. 타격감을 찾기 위해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계속해서 배트를 돌린다.

  다들 라이브 배팅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한 선수가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홀로 스윙 훈련을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혜민 선수(스포츠과학부 1). “유리를 거울삼아 제 스윙 자세를 고치고 있었어요.” 이혜민 선수는 다시 묵묵히 배트를 돌린다. 이혜민 선수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일까. “제게 야구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예요. 매일 야구와 함께하고, 또 가족보다 야구와 더 오래 붙어있기 때문이죠.”

  타석 뒤에 놓인 그물 앞에서 홀로 티배팅 훈련을 하는 최영환 선수(스포츠과학부 1). 그의 절실한 스윙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경기 중에 공에 맞아서 팔이 골절됐었어요. 그래서 두세 달 정도 쉬었죠. 이제 막 복귀하는 거라서 티배팅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최영환 선수는 야구장을 잠시 응시한 뒤 다시 스윙을 힘차게 돌린다.

최영환 선수가 부상 후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티배팅 훈련을 하며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영환 선수가 부상 후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티배팅 훈련을 하며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감 잡았어! 오늘도 힘차게 달린다
  최영환 선수 인터뷰가 끝나고 커다란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야구장 우측에서는 피칭 머신을 활용한 번트 훈련이 한창이었다. 마침 오창현 선수(스포츠과학부 1)가 번트를 연습하고 있었다. 이상훈 야구부 코치는 리드오프 오창현 선수에게 정확한 번트를 주문한다. “얘가 경기에서 번트를 잘못 대서 팀이 졌거든요. 5개만 잘해봐라 좀!(웃음)” 번트 5개를 깔끔하게 대면 선배들이 미팅을 주선해 주겠단다.

  동기부여가 된 걸까. 오창현 선수는 번트 5개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훈련이 끝나고 오창현 선수에게 번트를 잘못 댔을 당시의 심정을 물었다. “그때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존경하는 선수로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 선수를 언급한 오창현 선수. 중앙대의 리드오프 역할을 당당히 맡기 위해 그는 최대한 출루하고자 노력한다. “일단 1번 타자이기 때문에 많이 살아나가려고 합니다. 공도 잘 봐야 하고요. 기습번트도 많이 대면서 출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번트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상훈 코치는 상황에 따른 번트 작전 수행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주자가 1루에 출루했을 때 1루수는 투수의 견제구를 받아야 하니까 앞으로 대시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이때 타자는 1루 쪽으로 번트를 대야 합니다.”

  타격 훈련이 끝나고 선수들은 수비 훈련을 진행한다. 이상훈 코치가 펑고를 쳐준다. 야구장은 선수들의 힘찬 기합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내야수들은 코치가 친 공을 잽싸게 잡아 1루로 힘차게 뿌린다. 반복되는 훈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훈련에 임한다. 이후 외야에서도 펑고 훈련을 진행한다. 외야수들은 외야 담장 근처로 날아오는 공을 전력 질주해 척척 잡아낸다.

  뜨겁고 강렬한 오후, 햇볕 아래의 야구장. 선수들은 햇볕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며 훈련에 임한다. 선수들은 멋진 도약을 위해 오늘도 야구장에서 열심히 달린다.

  북적북적, 활기찬 숙소 분위기
  고된 훈련이 끝나고 812관(선수생활관)으로 향한다. 선수들은 식당에 들러 밥을 든든히 먹은 뒤, 숙소에 들러 시원한 물로 땀을 씻어낸다. 숙소 촬영을 요청했더니 선수들은 야단법석이었다. 방을 깨끗이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방에 들어가니 한 선수가 아령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해달라고 요청한다. 선수이기에 앞서 장난기 가득한 천방지축 대학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복도에서 진은탁 선수(스포츠산업전공 2)를 만나 숙소에 살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물었다. “숙소 살면서 힘든 거는 그렇게 없어요. 다만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까 제한된 게 조금 있죠.” 선수들이 숙소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도 물었다. “각자 다른데, 그냥 쉬기도 하고 과제도 하고 자기 취향에 맞게 시간을 보내죠. 저는 과제가 많아서 보통 과제를 하며 시간을 보내요.”

  야구장의 반짝이는 ‘별’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밤하늘에 별이 반짝거릴 때쯤 선수들은 또다시 야구장으로 향한다. 수업과 오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프로 리그에서 반짝이는 별이 되기 위해, 라이트가 켜진 야구장에서 야간 훈련을 시작한다. 해는 이미 졌지만 훈련에 임하는 그들의 눈은 모두 하나같이 반짝거린다.

  햇볕이 강하게 쏟아지던 낮과 다르게 쌀쌀함이 감도는 야구장. 선수들은 야간 훈련에 앞서 각종 훈련 장비들을 야구장에 설치한다. 야간에는 비교적 가벼운 훈련을 진행한다. 특히 티배팅 훈련을 하며 타격 감각을 끌어올린다. 선수들은 자신만의 타격 포인트를 일정하게 가져가기 위해 훈련에 열중한다.

  선수들 중 한 손으로 스윙을 하던 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옥준우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3)다. 옥준우 선수에게 한 손으로 스윙을 한 이유를 물었다. “스윙을 하면 양손에 힘이 균형 있게 들어가야 해요. 그런데 오른손에만 너무 힘이 강하게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왼손의 힘을 느껴보기 위해 한 손으로 스윙을 하고 있었습니다.”

옥준우 선수가 야간 훈련에서 티배팅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옥준우 선수는 왼손의 힘을 느끼고 싶어 오른손을 놓고 타격했다고 밝혔다.
옥준우 선수가 야간 훈련에서 티배팅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옥준우 선수는 왼손의 힘을 느끼고 싶어 오른손을 놓고 타격했다고 밝혔다.

  한창 훈련을 진행하던 중 어디선가 신나는 노래가 들려온다. 선수들은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기 위해 노래를 튼다. 신나는 노래와 선수들의 배팅 소리는 프로 선수들의 자율 훈련을 연상케 했다.

  야간 훈련에서 중심 타자 권정호(생활·레저스포츠전공 4) 선수를 만나볼 수 있었다. 권정호 선수는 오후 훈련과 더불어 야간 훈련에도 참여했다.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권정호 선수는 “힘들다기보다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죠.”라고 늠름하게 답했다. 야구부의 주장이자, 중앙대에서의 마지막 1년을 보내고 있는 권정호 선수.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후회 없이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일단은 올해 무조건 우승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롤모델인 추신수 선수처럼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어둠이 내려앉은 밤. 그들의 열정이 야구장을 밝게 비춘다. 선수들은 해가 지고 또 다른 해가 뜨는 내일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

야간 훈련을 마무리한 선수들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야간 훈련을 마무리한 선수들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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