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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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상은 각본상, 감독상 등 다른 상에 비해 보수적이라고 봐요.” - 김헌식 강사 
“연기로 보여줄 수 있는 재현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표국청 영화감독  
“그녀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 허지웅 학생

황금종려상이 한 해 최고의 영화를 가려낸다면, 남·여우주연상은 최고의 배우를 선정하는 상이다. 수상자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에 참여한 배우 중에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많은 이의 이목을 끌만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에는 누가 있을까.  

  올해 중앙영화제 남우주연상은 영화 <더 파더>의 배우 안소니 홉킨스에게 돌아간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안소니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압도적인 연기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표국청 영화감독은 극 후반부 병원에서 펼친 연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가 병원에서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연기로 보여줄 수 있는 재현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한편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레비를 연기한 배우 채드윅 보스만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미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했다. 영화제작동아리 ‘반영’ 회장 허지웅 학생(기계공학부 3) 또한 채드윅 보스만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검증됐듯 해당 영화에서 생전 마지막 명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투병 중에도 연기로 관객에게 희망을 선사한 그가 남우주연상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단연 <노매드랜드>의 프란시스 맥도먼드다. 그녀는 홀로 밴을 타고 떠돌아다니는 유목민 펀을 연기해 영국의 일간지 『더 가디언』으로부터 ‘인생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허지웅 학생은 <노매드랜드> 속 그녀의 모습을 피상적인 연기에 그치지 않고 유목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로 유목민의 삶에 몰입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감정선도 섬세하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연기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로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있었다. 김헌식 강사에 의하면 윤여정의 연기는 자유분방함과 가족을 중시하는 공동체의 정서 모두를 포괄한다. 이어 그는 윤여정이 다른 배우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연기를 보여준다며, 그녀가 살아온 삶 자체가 연기에 묻어난다고 평했다. 

  칸 영화제에서 남·여우주연상을 아시아계 배우가 수상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영화제는 예술성과 작품성의 가치를 평가하는 자리인 만큼 피부색과 상관없이 연기의 색채만으로 우수한 배우를 선정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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