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이 생산적이지 않다는 지적은 꽤 오랫동안 제기됐던 문제다. 20세기 초반부터 미국의 산업자본가들은 대학교육의 비효율성을 지적해왔다. 대학은 변화에 인색했으며 한국 대학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는 한국 대학교육이 쉬쉬 넘어갔던 문제를 시험대 위로 올렸다.

  교수자가 설명하는 지식을 받아적고 습득하는 교수학습 방식은 대면 강의실에서 당연시됐다. 이는 교수자와의 원활한 질의응답이 미약하게나마 가능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그 미약한 소통마저 사라졌다. 상호작용이 없으니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역시 뻔하다.

  미래 사회는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협동·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그만큼 지식 전달 위주의 암기식 수업은 구시대적이다. 이를 벗어나 교수자와 학습자가 다양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학습환경이 필요하다. 다양한 학습환경에 걸맞게 유연한 학사 운영도 발맞춰야 한다. 학생을 줄 세우는 무한경쟁 평가제도에서 벗어나 학생의 전인격적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중앙대는 비대면 강의 시행에 따라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졸업인정제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이미 다양한 시도에 발을 뗐다. 시도가 헛되지 않도록 이제는 1년간 쌓은 경험을 분석할 때다. 분석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변모를 꾀해야 한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는 변혁의 시대. 중앙대만의 경쟁력을 갖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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