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직원회에서는 지난 1989년 3월부터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시작했
다. 시작당시 회원수 5명에서 98년 3월현재 1백3명이며, 총 13가정에 후원
금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여론생활부에서는 교직원회의 후원을 받은 한 청
소년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보내와 게재한다.
(후원희망자 연락처 : 820 - 6003) - 편집자주

은인께.얼마전 내린 큰 눈도 봄기운으로 곧 녹아버리고 들에는 봄을 알리는
갖가지 나물들이 파릇한 고개를 내밀고 봄 처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몸 건
강하시고 만사 뜻대로 잘 되시는지요? 저희들 남매와 어머님도 추운 겨울 은
인의 정에 별 탈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생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저도 은인 덕에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산골 마을이라 바람이 세고
쌓인 눈도 오래 견디지만 어제 오늘의 따스한 햇살에 녹아 사라져 버렸습니
다. 저희 가족의 생계유지라는 큰 걱정들도 은인의 따스한 정에 봄기운으로
사라진 눈처럼 눈녹듯 사라져 버렸습니다.살림은 비록 궁핍하고 쪼들리지만
마음 가짐은 여느 누구보다 굳은지라 막되먹지 않은 자랑스런 동생, 몸은 불
편하지만 자상하시고 모든 이를 정으로 대하시는 어머니를 볼때면 큰 힘이
납니다. 요즘은 주위 고마우신 분들의 격려와 위로의 전화에 미소가 입가에
서 떠날 줄 모르고 지낸답니다.요즘들어 새삼 세상은 따뜻한 곳이구나 실감
합니다. 은인과 같이 얼굴도 모르는 저희같은 사람을 인척 대하듯 하시는 자
비로우신 분들을 만난 것이 제가 가진 큰 행운이라 여겨 집니다.가정에 아무
문제가 없고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저였다면 아마 이런 행운은 가지지 못하
였을 거라 생각하면 진정 큰 행운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이제는 작은 것
에도 행복을 실감하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덤
덤한 생활에서 작은 행복조차 찾질 못하는 많은 사람들보다 제가 낫다는 생
각도 합니다.이렇게 제게 제2의 인생을 살게하신 은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
니다. 앞으로 제동생과 어머니를 잘 이끌며 은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삶
을 살겠습니다.은인께서도 몸 편히 안녕히 계십시요.

1998년 2월12일광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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