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학년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내 인생에 중요한 순간도 함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내 옆에서 열심히 달리며 그 무언가를 향해 달려나가고 발전하고 있는데, 나 홀로 이 길에 우뚝 멈춰선 기분이다. 그래서 일단은 여러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서포터즈 활동과 동아리, 그리고 어학성적 등 스펙 준비에 한참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묵묵히 달려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러한 활동들을 과연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서포터즈 활동도 하고 동아리도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이 걷고 있는 길에서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른 친구들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부러워한다.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신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면서 말이다. 이게 바로 ‘쫓고 쫓기는 인생’이 아닌가 싶었다.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인생이 불쌍하게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쫓고 쫓기며 내 옆에서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다시 깨달았다. 그러한 마음이 단순히 내가 여유로운 시간을 벗어날 ‘용기’가 부족해서 드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내가 지금까지 쫓아가는 용기조차 없었고 이제야 쫓고 싶은 용기가 생긴 것이 아닐까?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남들보다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흐릿하게나마 확신이 생겼다. 옆에서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이런 활동들을 하게 해주도록 나에게 용기와 더 나아가 경험을 심어줬다. 여유로운 삶에 안주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조언자가 된 것이다.

  조금 쫓으면 어떤가? 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쫓으며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텐데 말이다. 그리고 나아가는 나를 쫓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분명히 그 사람들도 그들만의 길을 향해 언젠가는 혼자 걸어갈 것이다. 결국 내 인생은 본연이 나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시도해 보지도 않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게 한심한 거다. 시작이 그 사람들을 쫓는 일 일지라도 일단 부딪혀 가며 나아가야 한다.

  쫓고 쫓기는 인생? 맞다. 그렇다고 그런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이 불쌍해진다고 생각하지 말자. 모순적이지만 내 인생은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부 동인이 작용해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에 마주쳐 흔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나의 인생이 다른 사람 손에 결정된다는 말은 아니다. 외부 동인에 흔들리는 것도, 흔들리지 않는 것도 결국 다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온전히 그런 인생은 결국 나의 선택이고 나의 용기로 만들어지며, 나의 노력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나는 계속 달려나가면서 나만의 선택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자부심과 용기를 가지고 달려가자.
 
한연지 학생
경영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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