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계획서와 다르게 강의 진행돼
강의평가만으로 교수 제재는 힘들어

 
중대신문은 중앙대 학생의 강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중앙대 학생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약 69.3%(97명)의 학생들이 중앙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의의 질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강의 중 부적절한 발언하는 교수 있어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39.3%(55명)는 강의 중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 ‘교수의 권위적인 명령조, 부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인해서(중복응답)’가 약 47.3%(26명)로 가장 많았다. 일부 교수들이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에게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결과 경영경제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너희는 찌질이들이냐?’, ‘역시나 무식하고 노비스러운 질문이다’ 등의 표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교수가 진행하는 강의를 듣고 있는 홍상훈 학생(경영경제대·가명)은 “교수님이 강의 중 거친 발언을 자주 한다”며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비속어 등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강의를 진행하는 김수형 교수(경영경제대·가명)는 “학생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강의를 좀 더 재밌게 진행하려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교수의 편향된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서(중복응답)’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약 43.6%(24명)로 그 뒤를 이었다. 강수경 학생(예술대·가명)은 “강의 중 교수님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빨갱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며 “수업 중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무팀 왕상설 팀장은 “교수로부터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 지나친 비속어 등을 들었다면 인권센터에 즉시 신고하길 바란다”며 “교무팀에서는 인권센터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해당 사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대응 방법을 설명했다.
 
  강의계획서, 무용지물 되기도
또한 전체 응답자 중 약 47.1%(66명)는 ‘강의 중 강의계획서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중 과반수(65.2%)는 ‘강의계획서에 기재된 시험, 과제 일정 등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서진환 학생(사과대·가명)은 “강의계획서엔 없었던 과제를 갑자기 받은 적이 있다”며 “예기치 않게 새로운 과제를 받아 기존에 세웠던 한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강의는 융합전공 단위에서 진행되는 강의였다. 강의를 진행하는 황지성 강사(가명)는 학생들이 더 깊게 공부했으면 하는 내용에 대해서만 추가적으로 과제를 내주기도 한다는 입장이었다.
 
  ‘강의계획서에 없는 주제와 내용을 강의한다(중복응답)’고 답변한 응답자는 약 37.9%(25명)였다. 또 다른 융합전공을 수강하는 이소운 학생(인문대·가명)은 “강의계획서에 나온 주제, 내용과 무관하게 교수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강의했다”고 말했다.
 
  학사팀은 교수가 강의계획서에 기재한 대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교수를 제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사팀 김은경 주임은 “강의의 내용과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교수의 권한에 속한다”며 “강의 내용에 불만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강의 피드백과 강의평가를 통해 교수에게 의견을 전달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학생 69.3%, 강의의 질에 만족하지 못해
한편 ‘수강한 강의의 질이 낮다고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약 69.3%(97명)였다. 그 이유로는 ‘일방적인 내용 전달식으로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중복응답)’가 약 53.6%(53명)로 가장 많았다. 정희경 학생(경영경제대·가명)은 강의가 주입식으로만 진행돼 교수와 학생들이 의견을 나눌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약 9.2%(9명)는 ‘영어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의 영어 전달력이 미흡해 강의 진행에 차질이 있다(중복응답)’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사과대의 A강의를 듣는 김정솔 학생(사과대·가명)은 “교수님이 영어로 강의 내용을 전달할 때 문법과 어순을 자주 틀려 강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해당 강의는 한 학기에 하나만 진행되고 전공기초 과목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팀은 강의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학생들이 강의피드백 및 강의평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의피드백을 통해서는 교수에게 학생들의 의견을 학기 초기에 전달할 수 있고 강의평가는 교원업적평가에 반영돼 교수가 강의의 질을 높이는데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의평가 점수가 교수를 제재하는 수단이 되기는 힘들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은경 주임은 “강의평가 점수는 강의 배치 시 고려되는 하나의 사항일 뿐 강의평가 점수만으로 교수를 해당 강의에서 배제할 방법은 없다”며 “교수들이 강의피드백과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스스로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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