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나 해봤는가. 총장과 함께 잔디밭에서 도시락 먹는 모습을. 그동안 학생들은 총장을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존재로 생각해왔다. 그런 총장과 함께 식사하고 고민도 털어 놓을 수 있다니 좋으면서도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안국신 총장은 평교수로 제직할 때부터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고 한다. 학생회 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학생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고 들었다. 또한 취임식에서 열린 소통을 실천하겠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지난해 큰 일을 치른 『중앙문화』, 『녹지』와 직접 대화하고 지난 과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인정하는 모습에서 그의 소통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학내 여론도 요즘 그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총장이 학생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의 총장들과는 다르게 학생들을 위한 여러가지 행사로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샀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소통 행보를 보이는 총장의 진정성에 대해 약간의 의심 섞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총장의 소통 행보는 선거철 정치인들이 시장이나 복지시설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행보는 구성원들에게 다가가 직접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는 순간, 그들은 TV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한다.

  학생들은 이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총장이 정치인들처럼 ‘소통하는 척’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의심의 진위는 총장의 추후 행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이 ‘진정한 소통’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총장은 이를 명심하고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소통 행보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가는 총장의 모습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