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이하 최) : 입사 준비 기간은
김태희(이하 김) :
전역 후 2학년 2학기 때부터 바로 시작했다. 대략 2년 반 정도 한 셈인데 딱히 크게 준비를 한 건 없고 나만의 무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학원을 다니거나 스터디를 한 적은 없고 학교 내에 있는 학술 동아리 ‘재무 연구회’에 가입해 지식을 키웠다. 또 준비하는 기간 동안 주식에 실제로 투자해봤다.

최 : 애널리스트 입사 절차 및 과정이 궁금합니다
김 :
서류 심사 후 인·적성 검사를 보고 PT면접, 임원면접을 본다. 면접시엔 토익과 학점을 거의 보지 않기에 서류만 통과되면 모두 비슷한 조건이다. 다만 서류 심사 때 학력을 매우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첫 관문인 서류 통과가 어렵다.

  PT면접은 들어가기 10분 전에 5개 주제 중 하나를 뽑아 10분 동안 준비한 후 발표했다. 그 때 당시 내 주제는 국내와 미국 증시와 관련된 거였는데 주식 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면접은 주로 경제 관련 주제가 많이 나오는데 직접 시장을 체감하려면 모의 투자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 경우엔 ‘재무 연구회’에서 배웠던 배경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 평소에 폭 넓은 지식을 습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최 : 전공이 생명과학과인데 어려웠던 점은
김 :
나도 처음엔 경영이나 경제학과가 더 유리할거라고 생각했다. 애널리스트라는 목표를 정하고 복학한 뒤 부전공을 경영으로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 때 전과도 생각했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난 뒤엔 오히려 내 전공이 더 큰 무기가 됐다. 요새 각광받는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이나 경제 전공보다 애널리스트들이 맡는 산업과 관련된 전공자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과는 제약 애널리스트를, 전자·전기 관련 학과를 나온 학생은 IT 애널리스트를 우대하는 식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만큼 관련 지식을 깊게 알고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최 : 입사 수석이었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김 :
내가 생각하기에 날 선발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 것 같다. 첫 번째는 제약과 관련된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생명과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면접 때 재무 연구회에서 얻었던 지식을 많이 활용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실제 주식 투자를 2년 정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게 크게 작용한 것 같은데, 책과 재무 연구회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주식을 운용해 4~500%정도 수익을 올렸다. 직접 겪어 보아서 증시 상황이나 경제에 밝은 편이었고 이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때 모두 큰 도움이 됐다.

최 : 해외 연수나 교환 학생 경험이 있는지
김 :
한 번도 없다. 물론 영어는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삼성, 대우, 우리 등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로도 투자 유치를 하기 때문에 영어 구사 능력을 많이 보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 일반 증권 회사 내에선 영어가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대신 해외 브로커들과 투자 의견을 얘기할 정도의 능력은 필요하다. 또 리서치 자료 중엔 영문 자료가 상당하기에 독해 능력은 필수다.

최 : 증권 분야는 자격증이 특히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취득한 자격증은
김 :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증권투자상담사 하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격증이 입사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적다. CFA(공인재무분석사)나 CPA(공인회계사)는 도움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중요할 거라 생각하는 증권분석사 자격증이나 소위 말하는 ‘금융 3종 세트’는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다.

최 : 학점 및 토익 점수 관리는
김 :
신경써서 관리하진 않았다. 일반 증권사 애널리스트 입사 조건에 학점이나 토익 점수, 자격증의 유무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심지어 난 입사 이력서에 토익 점수를 아예 적지 않았다. 학점도 보통 학생들과 비슷했다. 군대 가기 전에는 그럭저럭 하다가 졸업할 때 장학금 한두 번 받아본 정도다. 대형 증권사들은 입사 기준이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대형 증권사는 대개가 경력이 뛰어난 애널리스트가 아니면 선발하지 않는다. 신입 사원으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들어가는 일은 해외 대학을 나오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최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
애널리스트에게 중요한 것은 학점도 영어도 아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잘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생명과학 전공과 주식 투자 경험을 무기로 내세웠다. 모두가 똑같은 스펙을 키울 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줄 알아야 한다. 또 어느 기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창의적인 사람이 각광받는다. 특히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비슷한 보고서를 내기 때문에 독창적인 시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을 인정해준다. 넓고 전문적인 경제 지식과 자신만의 재능, 독창적인 시각을 갖춘 사람이라면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어떤 길이든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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