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교를 경유하는 마을버스에 탔을 때의 일이다. 버스카드를 채 갖다 대기도 전에 버스기사님께서 ‘어서 오세요’라는 큰소리로 나를 맞으셨고 얼떨결에 나도 어색한 인사를 드렸다. 그리곤 뒷자리에 앉아서 앞을 내려다보는 나에게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그 기사님께서는 타는 손님뿐만 아니라 내리시는 손님들과도 한명씩 다 인사를 나누고 계셨던 것이다. 나와 같이 지켜보던 학생들은 자연스레 감화되어 기사님 목소리와 맞먹는 큰 고마움으로 인사를 하며 내렸고, 나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버스를 내리고 나서도 흐뭇한 마음에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단지 인사한번 했을 뿐인데 말이다.


  기사님은 쉬워 보이지만 대단한 일을 하시며 조용히 사람들의 변화를 꿈꾸셨다. 누구든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좋은지는 알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들은 그보다 훨씬 적다. 인사 하나로 사람들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친근해지길 바라는 소망은 결코 욕심이 아니다. 학교 앞에서 같이 내린 학생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으리라 믿는다. 더 나아가 학교 근처를 순회하는 버스에서 인사성 바른 학생들이 타고 내린다면 주민 분들의 눈도 더욱 고와지리라 생각한다.


  지난 달 치러진 범중앙인 한마당에서 총장님은 우리들에게 딱 두 가지만 부탁하신다며 중앙도서관 금연과 웃어른을 보면 무조건 인사를 잘하기를 부탁하셨다. 학교엔 학생뿐만 아니라 같이 생활하고 일하시는 수많은 분들이 있다. 최소한 밤새 근무하시는 경비 분들이나 배식해주는 식당 아주머니들께 상냥한 인사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변화는 작은 곳에서, 조용한 곳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신수환 문과대 영어영문학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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