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년, 조향장치와 페달 없이 두 바퀴만 연결한 최초의 자전거 셀레리페르가 만들어졌다. 자전거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했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크기가 같고, 체인구동 방식으로 작동하는 자전거가 만들어지기 까지 100년이 걸렸다. 그리고 120년, 21세기로 시간은 흘렀다.

겉이 같다고 속도 같을 순 없다= 여전히 자전거 양 바퀴의 크기는 같다. 하지만 영원히 평행을 달릴 것 같았던 두 바퀴가 합체하듯 만나고, 핸들과 안장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최초의 접이식 자전거는 절단부에 경첩을 단 형태였다. 21세기 접이식 자전거는 탄성이 좋고 단순한 모양의 프레임을 사용해 바퀴 하나의 크기로 접어지게 진화했다.

소재도 달라지고 있다. 나무를 깎아 만들던 것이 철로, 알루미늄으로 변하더니 신소재인 티타늄과 카본을 이용한 프레임도 속속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 탄소섬유를 이용한 프레임도 제작될 전망이다. 더 가볍고 안정적이고, 탄성력 좋은 소재가 개발될수록 자전거의 변형 가능 형태는 무한해진다. 영원히 펑크나지 않고,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아지는 자전거는 소재의 발전에서 시작된다.

타기만 하는 건 20세기형 자전거= 아직까지 자전거는 레저용품과 이동수단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발전의 황금기를 사는 현대인에게 종합선물세트같은 다기능 자전거도 머지않았다. 지난 8월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은 미래형 자전거에는 지문인식시스템, 칼로리 계기판, 음향시스템 등이 장착될 것이라 보도했다. 전문가는 이런 기능첨가로 자전거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 한다. 국내 최초로 전기자전거를 개발한 오세훈(공대 기계공학부)교수는 “앞으로 오토바이의 자리를 전기자전거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동력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전거 기능 확대의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인력에서 전기, 수소, 태양광 등으로 자전거의 동력원 범위가 넓어지면 바퀴를 움직이는 것 외에 쓰여질 여유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같다고? 뭘 모르는 소리= 누워서 타는 리컴번트 자전거, 비가 와도 걱정없는 지붕달린 자전거,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야이크바이크. 모두 만화 속에나 나올 것 같지만 이미 실용화된 자전거의 모습이다.

앞으로 상용화될 자전거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4회 서울 자전거 전시회에서는 마치 사이드카와 같은 모양의 유모차 자전거가 소개됐다. 마차와 같은 모양이나 프레임을 변형해 2단 변신이 가능한 것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자전거들이 출전하는 디자인 대회도 있다. 과학기술의 첨단을 보여주는 기발한 디자인은 21세기가 자전거의 시대임을 예고한다.

21세기, 자전거는 첨단기술을 탄다= 자전거 기술연구는 크게 소재와 제조방법으로 나뉜다. 자전거의 차체인 프레임과 타이어, 전기자전거의 경우 배터리를 만드는 구성원료를 개발하는 것이 소재연구다. 제조방법연구는 프레임을 한 번에 찍어 안정성을 더한다던지, 자전거 구성요소의 모양이나 조립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자전거는 그 소재와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다. 허문범씨(기계공학부 석사1차)는 “시장가능성과 제작기반을 생각지 않는다면 현재 만들지 못하는 자전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있기에 그것을 없앨 기술 연구를 멈추지 않는 것”이라 자전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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