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비흡연자간의 배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가량이 흡연자라고 한다. 중앙대 내에서도 흡연자는 전체 학생의 절반가량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캠퍼스 내에서 거리낌 없이 흡연을 하곤 한다.


오래 전부터 교내 흡연에 관한 논쟁이 있었지만, 최근 중앙도서관 5층 CAU-Garden에서의 흡연문제로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흡연자들은 혐연권 (담배연기를 거부할 권리)을 내세워 흡연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흡연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기호 식품인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흡연 또한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권으로 보호 받아야 한다고 한다.


반면 교내 흡연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흡연이 실제로 많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중앙대학교의 교내 건물은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어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은 테라스, 화장실, 옥상 등 건물 내부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축된 중앙도서관의 5층이 금연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이는 모두 교칙에 위배 되는 사항이므로 제제를 가할 필요가 있고 그러할 근거가 충분하다.


하지만 교내 건물이 아닌 건물 앞이나 해방광장에서의 흡연, 걸어가면서 흡연하는 경우는 제제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경우에도 비흡연자들은 원치 않게 담배연기를 맡아야 하고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가래침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제재와 단속도 중요하지만 흡연자들의 배려가 가장 필요하다. 흡연자들이 중앙대의 모든 학우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조금만 양보한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진우 정경대 정경계열 1

 

 

진교수의 마지막 수업을 듣고


진중권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강의실에 들어섰다. ‘화가의 자화상’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수업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진행되었다. 조금은 상기된 얼굴이었지만, 그는 매번 그랬던 것처럼 수업이 끝나자마자 가방을 메고 강의실을 나섰다.


지난 학기, 나는 진중권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로 들떠있었다. 하지만 첫 시간부터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나타나 처음 들어보는 학자를 늘어놓는 모습에 기대가 약간 무너지는듯했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듣게 된 수업은,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수업 중 하나로 남았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매체 이론에 대해, 한 학기 동안 차고 넘치게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무엇보다 시대를 대변하는 한 지식인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는 경험만큼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그의 수업을 더 이상 이곳에서 들을 수 없다. 한산한 금요일, 자판기 커피를 들고 다니던 ‘없어 보이는’모습도 볼 수 없다. 그래서였을까, 많은 학우들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의 마지막 수업을 찾았다.


우리는 진중권이라는 교수를 지켜내지 못했고, 우리의 수업을 지켜내지 못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 아니라고 말하는 재단, 표현의 자유를 ‘리모델링’하려는 학교 본부. 아마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수업도, 권리도, 그리고 우리의 감수성도.


진중권 교수는 마지막 수업에서 “판단은 어렵고 시간은 흘러간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했다. 그가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주저하는 동안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 잃어 갈 것이다. 현실에 얽매여 이 순간을 놓친다면, 아무 것도 지킬 수 없다.


황승기 미공영대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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