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아시아 대학평가가 발표된 이후 학내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법인교체 이후 있었던 학내 상승분위기도 한풀 꺾였다.

  박범훈 총장은 평가발표 다음날인 13일 학교 홈페이지에 “중앙가족에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이번 평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사과문에서는 “교수의 연구실적이 평가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며 “평가 결과 향상을 연구력 강화와 우수교원 초빙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과문은 모든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전송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본부의 답변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장의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신입생은 “대입에서 중앙대와 타 대학에 중복합격하고도 중앙대를 선택했다”며 “대학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학생이 합격했던 타 대학의 평가순위는 10위권 이었다. 이 같은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기획관리본부 김창수 본부장(사회대 상경학부 교수)은 “이번 평가에 학생들은 책임이 없다. 학생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사과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범훈 총장도 문제의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김창수 본부장에 따르면 박 총장이 공식석상에서 “(평가결과)문제를 내가 책임질 수 없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기획처 책임론”등을 제기하며 대학본부에 불신을 나타냈다. 기획처의 평가 준비와 대안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김창수 본부장은 “기획처에서도 자성하고 있다”며 “담당자의 잘잘못을 가려 7월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교수들도 이번 평가의 책임에 있다는 의견을 두고 반발했다. 사회계열의 한 교수는 “교수들의 연구부분이 중요하지만, 이를 지원해주는 본부 정책도 중요하다”며 해외 출장비, 해외 석학의 초빙 지원 등을 요구했다. 본부도 교수들의 일부 의견에 동의하고 해외 출장비 확층, 해외 학술지 위원 활동 시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했다.

  조선일보 평가를 두고 그 결과보다는 평가가 초래한 후 폭풍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연구력 미달 교수들에게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창수 본부장은 “지원 부족만을 언급하며 연구에 소홀한 교수들을 옹호해줄 수는 없다”며 “연봉제 시행 이후 C급이 누적되는 교수들에겐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에는 이태희 상임이사가 조선일보 평가 시점(2003-2007년)의 누적 연구에서 계열별 상위 5% 이내에 속하는 교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창수 본부장은 “뛰어난 연구성과를 보인 교수들을 포상하는 동시에 연구력이 부족한 교수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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