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기업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로 각종 매스컴들이 전하는 중앙대 관련 기사를 읽어보았다면, 우리 대학교의 미래지향이 ‘글로벌’, ‘기업형 맞춤인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이 기업화되어가고 있다는 논쟁을 떠나서 일단 중앙대의 내부목표가 높은 취직률이라면 ‘기업형 맞춤인재’라는 슬로건은 지향하는 것이 옳다.

 

대학이라는 조직목표에서 ‘글로벌’이 주는 의미를 풀어보자면, 다양하고 가변적인 요구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도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는 지식·정보사회에 살아가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갖추어야할 능력이다. 그렇다면 중앙대 학생들을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로 양성해내겠다는 대학의 슬로건을 생각해보자. ‘맞춤형 인재’는 지금 당장부터 향후 몇 년까지, 즉 현재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지속되는 그 순간까지는 아주 훌륭한 인재다. 그러나 현재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공격을 받고 무너지는 순간, 이 ‘맞춤형 인재’는 새로이 등장한 지배적 패러다임에 대해 어떠한 대처능력도 가질 수 없게 된다. 단지 기존의 패러다임이 요구했던 능력만을 철저하게 갖춘 말 그대로의 ‘맞춤형 인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맞춤형 인재’는 변화가 거의 없는 안정된 환경에서나 최고의 인재일 뿐이다. 즉 현재 우리학교는 수명이 짧은 인재양성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글로벌’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다.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무엇이 효과적인가를 잘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상황을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즉, ‘창의적 인재’는 이러한 변화를 오히려 발전가능성의 기회로 삼고 협력파트너로 활용할 줄 안다.

‘글로벌’을 지향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중앙대에서 도대체 왜 산업사회에서나 요구되었던 ‘맞춤형 인재’가 시대를 역행하고 중앙대의 슬로건으로 등장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최아진/정경대 행정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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