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 선거가 후보자 기호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원총 선거에서는 유인호씨(문화연구학 석사 2차)와 한상훈씨(무역학 석사 3차)가 후보로 등록하여 13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표기가 문제시 돼 경고와 이의제기가 난립하고 양 후보 및 선관위 모두 얼굴을 붉히는 안타까운 모습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자 기호 표기 문제는 한상훈씨의 문제제기로부터 발생했다. 지난 20일 대학원 로비에서 후보유세 과정 중 유인호 후보측이 “기호 1번”이라고 발언하자 한상훈 후보가 “1차 룰미팅에서 투표용지에 기호를 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기호 1번 사용은 합의에 어긋난다”고 반발하였다.

  유인호 후보 측은 “입후보 등록 시 기호에 대해서 문의하자 선관위에서 우리가 먼저 등록했으니 기호 1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별 문제 없이 기호 1번을 사용한 것이다. 또한 선거홍보책자를 심의할 때도 기호사용에 대해 선관위는 아무 말이 없다가 이런식으로 말을 바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이에 선관위에서는 “유 후보가 오해를 했는데 우리는 단지 먼저 등록했다고 1번이라고 말했을 뿐 후보자에게 공식적으로 기호를 부여한 것이 아니다”고 밝혀 양측의 반발만 증폭시켰다. 또한 “룰미팅에서는 투표용지 좌, 우 중 어느쪽에 명기할 것인지만 정했다”며 “한상훈 후보 측이 제기한 ‘투표용지에 기호를 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말은 언급한 적이 없어 이는 허위사실에 해당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현재 한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로 구두경고 1회가 내려진 상태다.


  논란이 더욱 증가되자 선관위는 지난 20일 공청회가 실시되기 전 회의를 소집해 ‘기호 표기’에 관해 논의하였다. 선관위 김현아 위원장(회계학과 석사 수료)는 “공청회 이후 양 후보자와 투표용지에 기호를 표기하기로 합의했다”며 “유권자들의 편이성을 고려해 기호 표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분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유 후보측은 선관위가 기호 표기 문제에 대한 업무 착오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선관위원장에게 직접 통화를 걸어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관위는 유인호 후보가 언성을 높이고 모욕적 발언을 했다며 유 후보에 이의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선거시행세칙에 따르면 입후보자가 직접 선관위에 항의할 수 없고 후보 측 참관인 대표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선관위는 유 후보가 시행세칙을 어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관위 김현아 위원장은 “유 후보가 ‘기억력이 3초인가’, ‘머리가 나쁜거 아니냐’는 등 대표자로서 자질을 의심해볼만한 언행을 보였다”며 “문의전화가 아닌 항의로 판단해 이의제기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유인호 후보는 “한 후보 측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문의하려고 전화했을 뿐”이라며 “사실 확인이 목적이었지 항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보자가 이의제기를 받으면 24시간 내로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소명자료가 제출되면 이를 바탕으로 선관위 회의가 꾸려지며 징계조치가 결정된다. 이후 후보자의 사과문과 함께 대자보개시 및 원우 전체메일 발송이 이뤄진다. 만약 사과문을 작성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는 경고 2회로 후보자 자격을 박탈당한다.


  이 사태가 발생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선거 시행세칙에 기호 표기에 관련한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명확한 조항이 없다보니 각 후보마다 자의적인 해석을 내렸고 이에 따라 오해만 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선관위의 명확하지 않은 입장표명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다행이도 선거 일정은 변경사항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23일) 7시 2차 룰미팅에서 선거당일 스케줄, 투표용지 허용범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며 투표는 내일(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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