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동산 올라가는 길 그 곳은 나무와 어우러져 사뭇 예쁜 풍경을 선사한다.

학내에 있는 녹지공간하면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한 ‘루이스 가든’과 공사가 한창인 ‘할매동산’ 그리고 사회과학관 옆 ‘정경가든’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하나 둘 씩 사라져가는 학교 내 녹지 공간에서 선배들은 어떤 추억을 쌓아나갔을까? 그들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 보자.

“날씨가 좋은 날이면 교수님을 졸라서 야외수업을 했던 기억이 나네. 교수님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서 수업을 하다가, 이렇게 좋은 날 무슨 수업이냐 가서 술 받아와라 하며 주신 돈으로 막걸리를 받아서 먹었지. 그때 교수님이 해주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교과서였고, 가끔 튀어나오는 교수님의 추억담 한 마디는 어떤 유머집보다도 재밌었어. 그땐 교수님과 동기들이 모두 한 식구였는데….”(반찬희 씨 문과대 사회학과 02학번)

대학에서의 녹지는 공동체문화 형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심점이었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약속하지 않아도 루이스 가든으로 하나 둘 씩 모였어. 이렇게 모인 동기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거나 기타치고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놀았지. 그 때 우리들은 루이스 가든을 놀이터이자 대화방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심현준 씨 문과대 청소년학과 02학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추억의 공간이 하나 더 있다. 지난 2003년에 사라진 대학원 뒤편의 돌담길이 그것. 그곳은 최근에 나무계단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예전에는 ‘중대 돌담길’이라 불리며 중앙대 학우들의 사랑을 차지했었다. “가을이 되면 돌담길 주변에 있는 단풍나무들에 색이 참 곱게 물들었었지…. 돌담길에 쌓여있는 낙엽들을 밟으면 사각사각 소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 사람이 없는 한적한 시간에 그 길을 걸으면 꼭 등산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말이야.”(강혜경 씨 정경대 신문방송학과 03학번)

선배들의 추억은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동시에 녹지공간이 없어지면서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앞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할 새내기들에게 그것은 그저 추억일 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라져가는 대학 내의 공동체문화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1학년부터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사회현실이 아니라,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이준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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