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페이스와 딴지일보

지난 17일 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학생생활연구소(소장:박경하) 주최로 딴지일보 발행인 김어준(32)씨의 강좌가 마련되었다. 창업강좌로 마련되었으나 창업에 관한 내용보다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딴지일보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인터넷에 패러디붐을 일으킨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강좌내용을 문답식으로 풀어보았다.

△어떻게 이런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는가

한마디로 일을 그만두고 나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간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였다. 이전의 홈페이지들은 별로 궁금하지도 않는 개인의 신상명세를 늘어놓는 ‘찌라시’ 수준이였다고 생각이 들어 새로운 것을 구상하게 되었다.
현재는 대중매체의 일방적 단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우리는 수용자의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의 등장’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획기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아테네’ 시대가 도래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신문의 형태를 고안하게 되었다.

△사이버를 통한 언론의 대안매체로 자리매김하였는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남다를 것 같다

우리사회는 소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비주류문화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본이 오락등 소프트웨어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상상력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처럼 만화방 간다고 오락실 간다고 구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태권V’와 ‘마징가 Z’를 들 수 있다. 우리의 것은 유치하다고 매장되었지만 일본은 당당한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우뚝 서지 않았는가.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는 하위문화, 비주류문화 죽이기가 자행되고 있다. 딴지일보에 접속해 봤으면 알겠지만, 우리는 철저한 ‘비주류’를 지향한다.

△새로운 방식과 관점으로 신문을 만들다 보면 비판 또한 만만치 않을텐데

우선 욕설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하는 욕설은 3~4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흔히 우리 고전을 보면 사회를 강렬히 비판할 때 욕설을 풍자적으로 쓴다. 그와 상통하는 의미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언어를 파괴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지나친 억지라 생각된다. 언어에는 엄연히 ‘사회성’이 존재하고 우리가 쓰는 언어를 새로운 문법이라 생각하는 이도 없다.

△딴지일보의 제작방식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항간에는 ‘조직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설도 떠도는데

실제로 많은 이들이 비밀조직이 있는 줄 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조직은 없고, 조용히 집에서 혼자 만든다. 처음엔 기사작성에서 그래픽까지 혼자 다했는데, 6호부터는 전세계적으로 기자들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이 새로운 창업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창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터넷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곳에서 창업을 해 성공하기란 상당히 힘이 든다. 많은 이들이 창업에 관한 질문을 해오지만 솔직히 긍정적인 답을 해줄 상황은 아니다.

△대학인들의 사회비판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어두워진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딴지일보의
총수로서 대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학생 시절이 가장 활발하고 기발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절이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또하나의 딴지일보, 아니면 그보다 더 좋은 대항매체가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이 부족한 거 같다.(너희들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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