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목요일.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날로 인기가 높아져가는 제과제빵 교실을 찾아 동작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했다. 복지관 지하에 있는 실습실로 발을 돌리는 순간 고소한 파이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그러나 냄새의 분위기와는 달리 그곳 주부들의 태도는 매우 열성적이고 진지했다.

“이제부터는 힘차게 저어요, 그렇게 아래만 저으면 위의 설탕이 안풀려요. 이렇게, 이렇
게.”

매주 화·목요일마다 열리는 제과제빵 교실은 동작종합복지관의 입장에서 보면 효자프로그
램임에 틀림없다. 주부들은 물론이고 젊은 대학생서부터 중년의 아저씨들까지 다양한 계층
의 사람들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서울지역 대부분의 복지관들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일정은 크게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전반은 기초반, 오후반은 자격증
반이다. 기초반은 말 그대로 제과제빵의 초보적인 것들을 배우지만 자격증반은 상당한 기술
과 노동을 요하는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도중 탈락하는 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여기를 오다가 우연히 빵냄새를 맡게 됐어요.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지요.”라며 시작동기
를 밝히는 마연희(53)씨. 과거 우리학교 학생식당에서 3년간 근무했을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 우연히 시작은 했지만 지금의 포부는 대단하다.

“요새는 자격증 시대잖아요.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싶어요. 또 이 나
이쯤 되면 경륜과 경험이 있지 않겠어요?”

여기서 만든 과자나 빵들은 대게 집으로 가져가지만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만 되면 재가복지노인들을 위해 빵 3~4백개씩 만들어 직접 집으로 배달해 주는 일
도 1년반정도 동안 하고 있다. 또한 구정이나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과 같은 특정한 기간에
는 이벤트성 사업으로 롤케익이나 파운드케익 등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는 등 사회
봉사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현재 제과제빵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봉기영 강사는 자기가 하고자 하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한다.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여러곳이 있지만 제과제빵처럼 단기일에 자
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것도 흔치 않다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항상 준비하는 자세
가 필요하다고 권유한다.

이 시대를 살아나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항상 도전하는 정신으로 열심히 살아
나가는 것이야 말로 그들의 삶을 고소한 빵 냄새만큼이나 풍요롭게 해줄것이라는 생각이 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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