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분단의 해소 아닌 21세기의 생존전략
  • 중대신문
  • 승인 1998.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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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통일은 21세기 우리 민족의 생존전략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통일
이 되지 못하고 분단된 상태에서 21세기를 맞게 된다면 우리 민족의 생존여부가 불확실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도 주변의 열강들 즉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지금과 같은 우호적인 모습으로 우리
에게 다가올 것인지 아니면 우리 국토를 유린하기 위한 침략자의 모습으로 다가올 지 아무
도 알 수가 없다. 만약 우리 민족이 통일이 되지 못한 채 대결과 불신속에서 21세기를 흘려
보낸다면 우리가 살아온 이 분단의 시대는 민족사에 크나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아픈 경험이 있다. 1백년 전 내부의 분열때문에 세계의 새로운 조류에 적
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낙후되면서 결국 주변 강대국의 희생물이 되었고, 그후 국토의
분단과 민족의 분단이라는 수난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옛날과 달리
일정수준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열강의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비관적
으로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상황을 보면 그런 비관적인 전망이 기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주변국가 중 앞으로 한반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중국의 변화를 보면 두려움을 느
끼게 된다. 그동안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비효율성으로 말미암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국은 지난 20년간의 성공적인 경제개혁의 추진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이
제는 아시아 경제의 마지막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이 회복되면서 주변 국가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변화되고 있는데, 이는 한때
외자유치를 위해 한국과의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협조를 요청하던 중국 정부의
태도가 최근에는 많이 바뀌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 중 중국 정
부의 지나친 간섭때문에 기업활동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철수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에 ‘해외동포 특례법’ 제정과 관련해서 우리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
며 중국거주 조선족들과 한국과의 연계에 대해서도 아주 민감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
다. 21세기 중국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달라질 가
능성도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주변 국가인 러시아의 경우 소련연방의 해체 그리고 경제개혁의 실패로 말미암아
국가 부도사태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주변정세에 영향을 미칠 여유가 없는 것
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후의 러시아가 지금처럼 혼란 속에 시달리면서
주변국가에 신경을 못쓰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국으로서 그리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술강국
러시아가 경제회복을 할 경우 그 영향력은 엄청날 것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에 미칠 영향 그
리고 한반도에 미칠 러시아의 영향은 예전보다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이웃 일본의 경우도 지금 경제적으로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겪고는 있으나 경제대국으
로서의 위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이와같이 우리 주변에는 세계최강의 열강들이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단의 상태로
21세기를 맞이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그 대답은 불확실하다.
어쩌면 우리의 운명이 1백년 전처럼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결정되는 그런 비참한
상황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21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고 당
당하게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 통일은 필수적이다. 우리 민족의 통일이 없고서는 우리
의 생존도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통일의 목적은 단순히 분단상태의 해소가 아니라 우
리 민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우리 민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본다면 북한은 지금과는 다
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그동안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국민들을 분열시켰
던 북한에 대한 양극단적인 시각(북한을 우리의 형제, 아니면 우리의 적으로 보는)에서 벗어
나 북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통일의 목적을 우리 민족의 생존전략이라고 본다면 북한은 우리와 더불어 생존해야 하는
생존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생존의 동반자적 관계로 재인식할 때만이 우리의
염원인 통일과 더 나아가 한민족 공동체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빨리 남북의 관계를 적과 아군으로 보는 시각에서부터 벗어나 생존의 동반자적 관계
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와같은 기본 시각의 전환 없이는 한민족 공동체의 구상은 부질없는
말장난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한민족 공동체의 구상은 21세기 우리 민족의 삶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남북의 통일을 통해서 분단상태를 해소하여 남북 주민들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해야 하며 동
시에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의 해외 동포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족, 미국의 한인
교포 그리고 일본의 동포들을 네트워크로 연계시켜 민족의 힘을 결집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해외동포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는 신중해야 하며 주변국과의 쓸데없는 마찰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민족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한민족 경제공동체 또는 한민족 문화공
동체의 구상은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우리가 참고로 할
만한 민족공동체도 있다. 예를 들면, 동아시아의 화교공동체는 거주국과의 큰 마찰없이 같은
민족이 상부상조하는 경제협력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사례이다.

남북의 통일후 해외동포를 망라하는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의 잠
재력은 크게 확대 될 것이다. 남북한 주민 7천만과 해외동포 5백만, 약 7천5백만의 우리 동
포가 한민족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 그리고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우리의
시장을 늘려간다면 한민족 경제공동체는 동북아 전지역을 포용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남북한의 보완적 산업구조의 형성과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다면 통일은 장기적
으로 우리 민족 경제에 성장의 활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물론 통일 후 단기간에는 경제
적 혼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단기의 경제적 혼란을 수습하고 민족 발전계획에 의해 북한경제를 재건하고 남북한
산업구조를 보완적 구조로 재편성한다면 남북한의 통일 민족경제는 추가 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통일 후 그동안 민족의 분단으로 말미암아 지고 있던 분단비용을 경제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남북한이 통일 후 군사
력을 감축한다면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비생산적으로 활용되고 있던
군사인력이 산업인력으로 전환되어 민족경제 성장의 추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이 되면 통일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10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해외동포들의
경제적 잠재력까지 포함한다면 우리 한민족 경제공동체는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에 이어
서 3번째로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7천5백만의 인구를 가진 세계 10위의
경제강국 그리고 그 경제적 영역이 동북아 전체를 포용하는 우리 한민족 공동체는 21세기
우리 민족의 생존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보증할 수 있는 힘의 원천
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은 한민족 공동체의 기초를 놓는 작업이며 21세기 우리 민족의 생존전략
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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