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과학, 인간과 자연 이어주는 '마음의 과학'으로
  • 중대신문
  • 승인 1998.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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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와 1930년대에 등장한 양자역학은 거시적 차원의 물리적 현상을 다루는 상대론과
달리 아주 작은 미시적 차원의 입자들과 그 구성 요소들의 움직임을 연구한다. 상대론이 아
인슈타인이라는 한 천재 과학자의 사고 실험에서 나온 것이라면, 양자역학은 전세계적인 과
학자 집단의 작업의 결과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에 대한 ‘정상
적’ 생각이 상대론이나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는 모두 ‘비정상적’임을 보여 준다는 점에
서 양자는 공통된 특징을 갖는다.

최근 ‘피타고라스의 바지’를 출간한 여류 과학저술가 마거릿 버트하임은 일반 상대성 원
리가 우주를 우아한 기하학적 세계의 당당하면서도 유려한 수학적 왈츠로 묘사한 반면에,
양자역학의 경우는 이원자 영역을 카지노의 주사위 놀음과 같은 이상한 확률적 재즈로 묘사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과학의 역사상 양자역학만큼 경험적으로 성공한 이론은 없다. 오늘날 인류가 첨단 과학기술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모두 양자역학의 현실 세계에 대한 성공적인 적용가능성과 효용
성의 덕분이다. 마이크로칩 산업 및 컴퓨터 산업은 양자역학의 이론적 성공 없이는 불가능
했다. 또한 ‘안정된 전자에 활발한 운동을 가하여 빛을 증폭시킨다’는 말의 약자인 레이
저 및 광(光) 섬유 통신, CD 플레이어, 바코드 판독기,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 레이저 유도
무기 뿐아니라 첨단무기 등은 모두 양자 수준의 영역에 대한 이해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카오스 이론은 상태보다는 과정을, 존재보다는 변환을 탐구
하는 학문으로서 현대 과학의 지평에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는 과학의 총아로 등장했다.
‘카오스’란 말은 원래 그리스 어로 천지창조 이전의 혼돈 상태를 의미하지만, 그것의 실
제적 의미는 외관상으로는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지만 내적인 질서와 규칙성을 갖는
자연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 것이다.

고전 역학 체계에서는 우주의 규칙성과 예측가능성이 과학의 중요한 전제였다. 그러나 물줄
기, 커다란 눈송이, 대기의 움직임, 복잡한 해류, 심장의 고동, 뇌파, 주식 시장에서의 주가의
변동 등과 같이 자연은 물론 우리가 생활 세계에서 겪는 불연속적이고 변덕스러운 현상들은
모두 예측이 불가능한 카오스 현상에 속한다.

이러한 카오스적 현상들의 체계는 ‘초기 조건’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
하다.(초기 조건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되어 있으면 물론 완벽한 예측이 가능하다)질서
와 무작위 사이, 그리고 통제와 무기력 사이에 있는 틈새를 연결하는 과학적이며 철학적인
도구로 자리잡은 카오스 이론은 단순히 수학, 기상학, 생물학, 물리학과 같은 자연 과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경제학, 예술 이론, 사회학 등 여러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적용될 만큼 카오스 이론의 활용 범위는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의 효율성과 발전가능성을 굳게 믿었던 현대의 과학적 패러다임이 위기에 처하면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혁명적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다가오는 21
세기에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학적 과제로 ‘무(無)에서 우주의 탄생’과 ‘인간의 마음’
에 대한 문제를 꼽았다. 전자의 문제는 중력을 기술하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하
는 ‘모든 것의 이론’이 해결할 것이다. 한편 후자의 문제는 ‘마음의 과학’이 해결할 부
분이다.

한가지 고무적인 점은 서구의 합리적인 과학정신과 동양에서 성장한 마음의 세계가 서로 의
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인간과 자연(우주)을 깨어 있는 눈으로 이해하여 참다
운 삶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의 과학’이 던지는 지혜로운 통찰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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